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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미국 서부 여행기 - 03] 그랜드캐년

by 에일라거 2015. 10. 9.



이제껏 봐 온 풍경 중 가장 압도적인 자연, 라스베가스까진 음 미국이네... 이랬다면 여긴 우와 이게 뭐지?!? 자연이 대단했다. 깎아지른 듯한 산이 아니고 원래 고원지대였던 것이 물에 의해 까이고 파여 만들어진 거대한 협곡, 그랜드캐년에 다녀왔다.


나는 현지 여행사 중에 하나를 골라서 경비행기로 라스베가스-그랜드캐년까지 간 후에 그랜드캐년에서 버스를 타고 포인트 두 군데(Mather point, Bright angel point)를 보는 패키지를 골라서 다녀왔다. 비용은 인당 309달러. 버스로 가는 패키지도 있었는데 가격이 대략 내꺼의 반 정도인 반면 그랜드캐년까지 가는데 너~무 오래 걸린다. 경비행기로 대략 5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버스로 가면 7~8시간 걸리기 때문에, 후버 댐까지 보고 오는 패키지로 하면 진짜 밤인지 새벽인지 모를 시간에 나가서 다시 오밤중에 돌아와야 한다고. 그래서 아니 뭐 그렇게까지 고생해서 150달러를 아껴..? 해서 이걸로 했는데, 결과적으로 이게 훨씬 나았다, 라고 생각된다.

  


호텔에서 픽업해주는 버스를 타고 경비행기를 탈 수 있는 비행장으로 약 30분 정도 걸려서 도착했다. 희안하게 아시아인들이 많데? 아무래도 한국인 가족들도 많고 한 거 보면 로컬 여행사로 예약한 거 같지는 않고... 국내 여행사 패키지로 많이들 오는 거 같더라고.


저 밖에 보이는 건 헬리콥터인데, 헬리콥터로 그랜드캐년까지 다녀오는 패키지도 있다. 인당 약 420달러 정도이고, 헬기로 그랜드캐년 내부까지 날아가서 투어도 하고 그랜드캐년 안쪽의 식당으로 가서 Skywalk 체험도 하고 뭐 그런 거였다. 그건 너무 비싸서 안함. 쨌든 여기서 헬리콥터랑 비행기 모두 선택해서 출발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먼저 여권 같은 건 내고 티켓팅 비슷한 걸 하면 아래의 티켓을 줌.



이 티켓에서 중요한 건, 오른쪽 아래 자리와 티켓 색깔. 티켓 색에 따라서 파일럿들이 사람들을 부른다. Red sticker! Red sticker! 이런 식으로... sticker라고 하는 건 저 티켓 외에도 옷에 붙이는 스티커를 따로 주기 때문이다. 위의 건물에 기념품점같은 것도 있는데... 다녀와서도 볼 시간은 충분하니까 저거 부를 때 잘 가서 타야 함.


자리가 지정되어 있는 건 그렇다 쳐도 자리를 바꾸기가 힘들다. 경비행기다 보니 무게 배분 때문에 그렇다고. 그래서 티켓팅할 때 아예 저울 위에 서서 몸무게를 잰다. 그래서 무게에 따라 자리와 비행기를 배분하고 티켓을 준다. 신기한 경험... ㅋㅋ



내가 탄 경비행기. 크.. 날씨 너무 좋다 ㅋㅋ 예전에 필리핀에서 경비행기로 투어 비슷한 걸 했을 때 진짜 비행기가 너무 작아서 엄청 불안했는데 이건 그정도는 아니었다. 경비행기 치고는 꽤 큰 편인 거 같다. 근데 운전석에서 파일럿들이 운전하는 걸 보니까 진짜 계기판 같은 건 전부 수동이더라고. 운항할 때 쓰로틀도 직접 손으로 여닫고, 조종간도 잡고 발로도 뭘 조작하고 여튼 바쁘더라고 ㅋㅋ



드디어 출발! 우리가 방금 떠나온 활주로가 왼편에 보인다. 몰랐는데, 하늘로 뜨고 보니 주변에 마을이 있었어.... 저 멀리 호수 비슷한 것도 있고. 저 호수가 아마 후버 댐 때문에 생긴 호수였지 싶다. 



바로 이거! 역사와 전통의 후버 댐. 영화에도 많이 나왔던 후버 댐. 비행기 내부에서 안내방송을 들을 수가 있는데 한국어로도 나와서 편하게 들으면서 갈 수 있었다. 후버 댐에 대해서도 뭐라뭐라 설명을 했는데... 다 까먹음 ㅋㅋ 근데 하늘에서도 저렇게 크게 보이는데, 가까이서 봤으면 굉장했을 거 같긴 하다. 하늘을 그리 높게 날지 않아서 꽤 자세히 볼 수 있었다.



후버댐 때문에 생긴 거대한 호수. 진짜 이 지역은 지형이 난생 처음보는 형태라 눈에 보이는 거 모두가 신기했다. 아까 버스를 타는 것보다 경비행기를 타는 게 훨씬 나았던 거 같다, 라고 얘기했는데 그게 이런 식으로 가다가 보게 되는 풍경 때문이다. 이 지역이 전체적으로 고원지대를 물이 깎아 들어가서 협곡이 생성된 거지, 평지에서 산이 솟아오른 지형이 아니다. 하지만 도로는 평평한 데 건설해야 되니까, 고원 꼭대기에 도로가 있어서 풍경을 제대로 볼 수가 없다.




이런 지형.. 이게 사진으로 다 담을 수가 없어서 그렇지 진짜... 일단 너무 광활해서 압도적이고 물이 긁어들어간 모습이 다 달라서 진짜 신기하다. 이게 산이 아니라 물에 깎인 지형이라는 것도 신기하고, 그 때문에 지평선이 평지처럼 평평하게 보이는 것도 신기하고.



그렇게 대략 한시간을 날아가서 그랜드 캐년 입구에 도착! 여기서부터는 버스를 타고 그랜드캐년 내부로 들어간다. 한 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쭉 가서 첫번째 포인트인 Bright angel point로 간다.



받은 도시락을 까 보니까 샌드위치랑 프렛첼, 프링글스, 물, 티슈 이렇게 줌. 헤헤 맛은 뭐 그냥 샌드위치. 다행히 짜진 않다. 아니 근데 프링글스가 미국 꺼랑 한국 꺼랑 다른가? 와 진짜 소금이 와.... 그냥 소태다 소태 내가 소금 묻힌 감자를 먹는건지 감자 묻힌 소금을 먹는 건지 모를 지경이었어 ㅋㅋ 아 진짜 너무 짜서 아직도 소름돋네


이 도시락을 먹을려고 앉아 있는데 에잉... 이 귀여운 크리에이쳐는 뭐니



청설모가 킁킁거리면서 다가온다. 요즘엔 이걸 다 다람쥐라고 부르데? 내가 아는 다람쥐는 등에 줄 있는 애고 이건 청설모라고 했는데... ㅋㅋ쨌든, 얘는 사람하고 친한가봐. 친하다기보단 사람들이 자꾸 뭐 주나봐 아 겁나 달라고 계속 오더라고 ㅋㅋ 결국 샌드위치 먹고 빵 남은 거 양념 안 묻은 걸로 줬는데 엄청 잘 먹더라... 그래도 겁은 나는지 완전 다가오진 못하고 주춤주춤 ㅋㅋ


그리고 밥을 먹고 포인트로 딱 가서 보는데...


The Best Scene I've Ever Seen


우와.... 이게 뭐지? 아니 이게 뭐지? 걍 한동안 멍하니 보고 있었다. 진짜 그림같은 거야. 저기서 길을 쭉 따라서 한참 구경함. 



이런 식으로 길이 쭉 있어서 구경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중간중간 기념품점도 있는데, 사실 자연을 구경하는 데라 딱히 살만한 건 없었던 듯? 그리고 여기가 이런 길 말고도 원래 옛날 사람들이 다니던 통행로로 사용하던 길이 있는데, 현재는 그 길을 따라서 트래킹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그랜드캐년 하면 보통 콜로라도 강을 뗏목같은 배를 타고 떠내려가면서 구경하는 투어를 떠올리는데, 실제로 걸어다니면서 보는 사람도 있는 듯 하다.



요렇게 길이 나 있고 자세히 보면 저기 빨간색 점이 보이는데 저게 사람 ㅋㅋ 설명을 듣긴 했는데 아니 대체 이 넓은 데를 어떻게 다 걸어다닌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텐트까지 짊어지고 다니나?



그리고 여기서 또 인생뒷태를 하나 얻었잖아 ㅋㅋㅋㅋㅋㅋㅋ 

쨌든 이렇게 저렇게 구경하다가 두번째 포인트인 Mather point로!



개인적으로 Mather point가 좀 더 좋았다. 전망대(?)가 더 잘 돼있어 ㅋㅋ 아 진짜 다시 봐도 예술이네여. 조금만 설명을 하자면, 우리가 돌았던 곳이 South Rim으로 관광객이 가장 많이들 찾는 곳인데, 사진 중간쯤에 나 있는 협곡을 쭉 따라가면 North Rim이 나온다고 한다. 아래 사진을 보면...



이렇게! 협곡이 엄청 깊다. 이 길이 North Rim까지 이어져 있고, 강가에는 사람도 산다고 한다. 원주민(인디언)은 아니고, 그냥 지역민이라고.



청설모는 여기도 있다. ㅋㅋㅋ 깜찍한 것.... 뭐만 보이면 달라고 그냥 ㅋㅋ 애들은 엄청 좋아하더라. 어떤 애가 엄마한테 저 다람쥐 좀 보라고 계속 얘기하니까 엄마는 이제 슬슬 가야겠고 하니 너 맨날 다람쥐 보잖아... 이러면서 달램. 어디나 애들은 똑같은 거 같다. 저게 워낙 설치고 다니니까 사람들 이목 집중이었다. ㅋㅋ


요렇게 Mather point / Bright angel point 두 군데를 보고선, 다시  경비행기를 타고 라스베가스로 돌아갔다. 사진으로 보니까 좀... 평면적인 느낌, 그리고 너무 시야가 제한된 느낌이 있다. 광범위한 부분을 앞면으로 축소한 느낌이라 진짜 직접 봐야 됨. 굉장히 압도적인 느낌! 라스베가스가 인공의 끝이라면 이렇게 가까이에 자연의 끝판왕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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