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그리고 음악2015.11.08 13:23

예전부터 어렴풋이 꿈꿔왔던 것이 기타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라는 거였다.


처음엔 픽업을 바꿔봤다. 처음 샀던 펜더 아메리칸 스탠다드에 커스텀샵 69 픽업을 달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세컨 기타를 들이고 노브, 캐패시터, 배선을 바꿔서 소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봤었다. 


그리고 리피니쉬를 해봤다. (일렉기타 리피니쉬 및 배선정리 작업기) 이전에 레릭으로 망쳐놓은 기타를 깔끔한 내추럴 피니쉬로 복원했다. 픽업이나 전기 배선 같은 걸 바꾸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작업이었다. 이 때 나무를 가공하는 작업을 처음 해 봤다. 미리 가공되어 있는 나무이긴 했지만, 도장을 벗겨내고, 샌딩하고, 새로운 도장을 입혀서 광을 내는 작업은 마치 새로운 기타를 하나 만들어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뮬에서 기타를 제작한 사람의 글을 봤다. (DIY 자작 수제 "각목 일렉기타 제작기!!") 와... 이건 또 다른 신세계. 흔히들 기타를 만든다 하면 사실은 원하는 재질, 원하는 모양의 넥/바디를 사서 색은 어떻게, 픽업은 뭐 쓰고, 어쩌구 저쩌구 해서 커스텀 업체에서 맞추는 게 보통인데 이 사람은 나무만 골라서 자기가 끝까지 다 만들었다. 그래서 나도 해 보기로 했다. 마침 대략 원하는 기타는 있었다. 그 기타를 디자인의 모티브로 삼아서 도전해 보기로 했다.


1. 디자인 모티브 및 방향


Totem guitars, "songlines"


이 기타는 토템기타라는 브랜드의 songliens 라는 기타다. 저 브랜드는 양산형 기타를 만드는 게 아니고, 영국에서 소규모 공방으로 운영해서 주인장(?)이 나무를 고르고 디자인하고 그 기타에 어울리는 픽업도 직접 골라서 저렇게 만들고 난 후에 기타에 이름을 붙여준다. 내가 예전에 저 기타가 매물로 나온 걸 보고 헤에.. 특이한 기타네 하고 말았었는데, 나중에 저게 너무너무 갖고 싶어서 온 동네를 다 뒤지고 다녔는데도 없더라. 누가 사서 잘 쓰고 있나봐... 자세히 보면 중간에 큐빅인지 무슨 알알이 뭐가 박혀 있고 나무도 한조각이 아니고 여러 조각을 나눠서 지작한 다음 몰드 같은 데 넣고 뭘 부어서 굳힌 것 같은 모양으로 되어 있다. 실물을 못 봐서 알 길은 없다만... 나도 이런 비슷한 어떤 걸 만들고 싶었다. 나무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장식같은 게 바디 안에 아기자기하게 들어간 기타. 이게 모티브가 되었다. 


- 텔레캐스터와 유사한 바디 모양으로 각 디자인 요소의 비율은 다르게

- 바디 안에 아기자기한 장식이 들어갈 수 있게

- 픽업/배선은 텔레캐스터와 동일하게

- 넥은 21프렛

- 헤드 디자인은 텔레캐스터처럼 부드럽고 약간 멍청(?)해 보인다 싶게


이렇게 디자인의 방향을 잡고 출발했다. 일단 제일 먼저 헤드 디자인에 착수했다. 자동차 디자인의 아이덴티티는 그릴인 것처럼 일렉기타 디자인의 아이덴티티는 헤드에 있으니까 이걸 잘 해야 했다.


헤드 디자인 초안 스케치


헤드 디자인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일렉기타와 다르게 하려고 웬만큼 유명한 브랜드는 전부 다 뒤졌다. 초안 스케치는 왼쪽 위부터 오른쪽으로 가면서 보면 되는데, 대체로 브랜드들을 뒤져 보면 볼트온 기타의 헤드는 모두 왼쪽 아래와 같은 모양이었다. 왼쪽 아래에서 오른쪽 위로 쭉 뻗은 직선을 가지고 각 직선 끝에 약간의 디자인 요소를 주고 오른쪽 아래에 불룩한 모양... 처음엔 그렇게 뾰족한 모양이었다가 최종적으로 텔레캐스터 헤드처럼 좀 더 부드럽고 멍청(?)해 보이는 오른쪽 아래 디자인으로 정했다. 나중에 붙일 로고에는 저렇게 즐거울 락 자를 넣기로 하고... 약간 올림픽 성화의 모양과 비슷하도록 디자인했다. 하도 보다 보니까, 잘 된건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일단 뭐 했으니까... ㅋㅋ


헤드 디자인 초안을 정하고, 바디 디자인도 하려고 온 브랜드들 모양을 다 뒤져봤는데, 바디는 진짜 다 비슷비슷했다. 8자 모양으로 아래 위로 불룩한 바디 모양에 넥 쪽에 더블 컷/싱글 컷/노 컷 세가지 모양밖에 없었다. 텔레캐스터와 같은 바디 형태로 만들기로 했는데, 레스폴 기타의 바디가 텔레캐스터와 모양이 유사하고 (싱글컷) 개인적으로 레스폴 바디 모양이 더 이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양은 레스폴 바디와 유사하게 가져가면서 arch top이 없는 형태로 가져가기로 했다. 자잘한 건 실제 디자인하면서 내 눈에 이쁜 모양으로 정하기로...


2. Computer Aided Design


포토샵과 3D 캐드인 카티아를 이용해서 디자인했다. 원래는 일러스트레이터를 가지고 해야 하지만 일러스트레이터는 쓸 줄을 몰라서....ㅠㅠ 예전부터 배운다 배운다 해놓고는 귀찮아서 안 배우고 있다. 역시 뭐 배우려면 어렸을 때부터 배워야 해... 포토샵은 중학교 때부터 배워서 익숙하기도 하고 웬만큼 쓸 줄 안다. 


쨌든, 포토샵의 패스(Path) 기능을 이용해서 바디/헤드 모양을 디자인했다. 어차피 텔레캐스터의 바디는 정면 모양만 디자인하면 나머지는 전부 평면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 같다.  

 


사실 포토샵으로 디자인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거까지 하기엔 귀찮아서... 쨌든 이렇게 바디 모양을 완성했다. 기타 바디 모양이 전부 거기서 거기라고 얘기했었는데, 그걸 활용해서 이거저거 섞어서 모양을 냈다. 윗부분은 텔레캐스터와 유사한 모양으로 하고 중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라인이 텔레캐스터는 좀 더 밋밋한데, 내가 만들 기타는 허리를 더 잘록하게 하고 아랫부분은 좀 더 크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아랫부분은 통기타 드레드넛 바디와 유사한 모양을 가짐. 몇 번 시행착오를 겪고 완성한 모델이다. 레스폴처럼 동그란 모양으로 했더니 무슨 미국 인디언 전통악기 모양처럼 보이고, 위쪽도 통기타 바디랑 같은 모양으로 했더니 이유는 모르겠으나 좀 찐따같아 보이고-_-;


쨌든 그렇게 모양을 완성하고, 바디 안에 장식품을 넣기 위해서 바디를 파기로 했다. 할로바디 기타처럼... 그리고 songlines 기타처럼 도장할 수는 없으니까, 그냥 바디 위에 아크릴을 덮어서 마치 하나의 액자처럼 보이게 하기로 했다. 이게 사실 이번 기타를 만들게 된 결정적인 이유였다. 뭔가 나만의 기타라고 할 수 있을 만한 디자인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아 디자인이 다 비슷비슷하구만... 하다가, 이렇게 액자처럼 만들면 안에 와이프랑 찍은 사진이라든지, 여행갔다가 샀던 기념품이라든지... 이런 걸 장식품으로 넣어서 만들 수가 있으니까. 그래 이거다! 싶어서 이렇게 제작하기로 했다. 위 그림에서 어두운 부분이 바디를 파낼 부분이고 아크릴을 스크류로 고정해야 하기 때문에 액자틀(?)의 두께는 15mm 정도로 되게 했다.



첫번째 디자인에서는 모양이 좀 더 날카로웠다. 초안 스케치에서 왼쪽 아래에 있는 모양과 유사함. 헤드만 보면서 디자인하다 보니까 좀 날카롭고 타일러 기타 비슷한 헤드가 완성됐었는데 바디랑 붙여놓고 보니까 바디 모양이랑 좀 안 어울려서... 오른쪽과 같이 모양을 좀 부드럽게 바꾸고, 최종적으로 로고까지 바꿨다. 한자를 넣으니까 뭔가 중국산스러워서 ㅋㅋ


이렇게 디자인을 정하고 카티아로 3D 디자인 작업에 들어갔다. 포토샵으로 디자인한 걸 카티아로 옮겨야 되는데, 바로 옮겨지지는 않고 포토샵에서 일러스트레이터 파일 형식으로 export하고서 일러스트레이터에서 그걸 불러서 카티아에서 인식할 수 있는 도면 파일 (dwg)로 export하면, 카티아에서 그걸 읽어서 3D로 바꿔준다. 포토샵으로 디자인한 요소는 헤드랑 바디이고 넥 모양은 따로 디자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넥은 카티아에서 별도로 작업해줬다. 


바디를 액자처럼 하고 그 위에 아크릴 탑을 올리고,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기타의 너트-브릿지 간의 길이를 재서 같은 길이로 한 다음에 프렛 위치를 정해 주고 디자인에 반영한다. 마지막으로 헤드머신이 들어갈 홀이랑 바디와 넥이 체결될 홀 위치를 잡아주면... 대략 끝. 나머지 픽업 위치나 배선이 들어갈 위치는 그때그때 작업하기로 했다. (이게 가장 큰 실수였다. 전부 미리 정해 놨어야 하는데.... ㅠㅠ 나중에 실제로 만들 때 개고생함)


완성된 3D 디자인


이렇게 디자인을 완성하고, 물품 구매 및 제작에 들어갔다. 여기까진 참 재밌었지.... 인제 고생문 활짝 오픈~


3. 제작 1단계 - 나무 가공 (절단/커터칼 조각/대패질/샌딩/본딩)



처음 한 일은 목재를 고르는 일이었다. 기타 바디는 보통 두께 50mm 정도의 원목 판재 2 piece를 붙여서 만들고 넥은 1 piece 통 원목으로 만들지만 나한테는 그렇게 비싼 목재를 사들일 용의가 없었다. 그렇게 사면 나같이 소매로 살 경우 목재 사는데만 40만원은 들어간다. 그래서 고른 게 원목이긴 한데 집성목으로 (위 그림처럼 조각조각 붙여서 집안 마룻바닥처럼 붙여서 만든 판) 골랐고 바디 재질은 앨더, 넥 재질은 원래 메이플 집성목을 하려 했으나 그런 게 당최 없어서... 하드우드인 오크나무를 골랐다. 오크나무를 기타에 쓴다는 얘기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 ㅋㅋ 아 뭘라


- 바디: 800 x 700 x 20 mm 앨더 집성목

- 넥: 60 x 60 x 860 mm 화이트오크 집성목


그리고 탑으로 올릴 아크릴판을 사야 했는데, 기타 바디 두께가 총 47~8mm 정도가 필요했는데 내가 살 수 있었던 건 20mm 판재가 최대 두께여서, 바디 밑판을 따로 만들고 액자 틀이 될 부분 따로 만들어서 붙이고 그 위에 아크릴 탑을 올릴 작정이었다. 그래서 t=8.0mm 두께의 아크릴을 골랐고, 마침 판매업체 중에 레이저가공 무료로 하는 업체가 있어서 내가 디자인한 바디 도면을 전달해서 그대로 가공해달라고 했다. 가공비 무료라니... 내가 툴만 조금 다룰 줄 알면 저렇게 쉽게쉽게 만들어져 온다는 게 신기하고 한편 다행이었다. 저걸 내가 어떻게 가공해....


그리고 사진에서 보듯이 카티아로 작업한 3D 모델의 도면을 내려서 1:1 사이즈로 인쇄했다. 바디는 A2지 크기에, 넥은 A1 지 크기만 했는데, 그만한 용지도 프린터도 없어서 A4지에 인쇄할 수 있게 도면을 조각조각내서 인쇄한 뒤에 붙였다.



인제 진짜 가공할 차례... 먼저 넥 가공에 들어간다. 자를 수 있게 도면을 잘라서 나무에 대고 그림을 그린다.



실제 자르기 위해서 처음에는 줄톱을 가지고 시도했다가, 잠깐 해 보고 이건 아니다 싶어서 전기톱을 샀다. 근데 저거도 잘못 샀지... 직쏘를 샀으면 훨씬 편했을 텐데. 나중에야 알았는데 목공 DIY할 때는 직쏘가 필수더라. 이것도 또 시행착오... 쨌든 이왕 샀으니 어쩔 수 없다. 수직을 잘 맞춰가면서 나무를 잘라내고.... 일단 넥 두께를 잘 맞춰서 자른다.



그 다음 헤드 모양을 낼 수 있게 윗부분을 쳐 냄. 저것도 또 사선으로 잘라낸다고 지금 생각해 보면 겁나 위험하게 잘랐네 진짜.... 톱은 무조건 직쏘로 사세요. 안그러니까 개고생함 ㅠㅠ



일단 잘라내고 나서, 헤드 모양을 대 보면 넥의 폭을 넘어가기 때문에, 미리 넘어가는 부분을 예상해서 잘라놓은 조각을 헤드 모양에 맞게 붙인다. 고릴라 수성용 목공본드 (냄새 안난다고 해서 수성을 고름) 로 붙이고 클램프로 고정. 30분 정도면 다 붙는다. 처음엔 몰라서 하루정도 붙여놓음. 그리고 저렇게 본드가 새어나와 있는데, 처음엔 뭐 괜찮겠지 했는데 안 말랐을 때 닦아내는 게 나중에 처리하기가 편함. 그리고 본드 바를 때는 대충 발라놓고 붓이나 플라스틱 카드같은 걸로 한번 슥 긁어내서 표면에만 전체적으로 얇게 발라지게 하는 게 좋다. 안그러니까 나무가 떠서 움직여서...



일단 넥은 본드가 마르게 두고, 그 다음엔 바디 작업에 들어갔다. 원래는 바디 모양에 맞춰서 400 x 500 x 20 mm짜리 판 두개를 주문했는데 앨더는 재고가 없다 그래서... 그럼 얼마나 있냐고 하니까 큰 판으로 하나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냥 같은 가격에 그거 달라고 했다. 어차피 중간엔 다 버릴건데 뭐... 하면서. 그리고 액자 틀 형태를 처음엔 일체형으로 다 파낼려고 했는데 크기가 안 나오니까 저렇게 조각조각 내서 나중에 붙이기로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신의 한 수. 저걸 어떻게 속을 파내...ㅋㅋㅋ 저거 속 파낼려고 했으면 톱 다시 팔고 직쏘 샀을거다.


쨌든 저렇게 나무에 도면대로 그려놓고 재단 시작



먼저 바디를 모양대로 대충 자른다. 어차피 섬세한 모양으로는 자를 수 없기 때문에 대강대강 자르고 나중에 샌딩하기로... 


 

그 다음에 프레임이 될 부분들은 최대한 조각에 맞춰서 자른다. 하 진짜 톱질 저거 톱밥 날리고 소리는 겁나 시끄럽고 진동 쩔고 ㅠㅠ 하다 리얼 포기할 뻔 ㅠㅠㅠ



그 다음으로는 이렇게 피스끼리 딱 맞게끔 연결부분을 정확하게 잘라준다. 정확하게 한다고 했는데도 삐뚤고 안맞고 난리긴 했지만... 최대한 모양이 자연스럽게 맞춰질 수 있게 재단하고, 그리고 붙이고 나면 안쪽을 가공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바깥쪽은 그대로 두고 안쪽은 도면 사이즈대로 정확히 가공해 준다. 저기 보이는 사포로 미친듯이 밀어서!!!


...그런 식으로 핸드샌딩하면 무슨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기타 한대 만드는 데 1년은 걸릴지도 모르고 손도 너덜너덜해 지므로 드릴로 만든 샌딩머신을 이용한다. 예전에 리피니쉬할 때 우레탄 하도를 핸드샌딩으로 벗겨낼려다 손가락 피바다...를 경험하고;;; 이건 안되지 싶어서 만들었다.



이렇게 소켓이랑 씨디 뭐 기타 등등을 이용해서 평면/곡선을 처리할 수 있게끔 사포를 붙이고 안쪽을 모두 밀어냄.



밀어낸 다음에 모양이 거의 맞았다 싶어서 바디에 본드를 칠하고 조각들을 붙였다. 아까 새어나온 본드를 걷어내라고 했는데, 이거 해보고 안 거다. 붙이고 나서 위에 무거운 걸 올려뒀는데, 본드가 너무 많다보니 나무조각들이 밀려서 좀 삐뚤삐뚤해졌거든... 그리고 나중에 칠하려고 보니까 굳으면 벗겨내기도 힘들고 보기도 안 좋다.



인제 바디는 또 본드 굳기까지 기다려야 되니까, 그리고 바디는 좀 고만 만지고 싶어서 다시 넥 작업 돌입! 인제부터가 진짜 일이다. 일단 미니 대패를 표면을 고르게 만듬. 앞면은 걍 두고 뒷면만 작업. 근데 이 대패질이 진짜 만만치 않다. 대패질을 잘 하면 사포보다 낫다고 하던데 개뿔 그것도 잘하는 사람들 얘기지 내가 하니까 쥐 파먹은 듯이 나무결 파들어가고 ㅋㅋㅋㅋ 미췬 정리만 조금 하고 안했다. 여러분!! 대패 익숙하지 않으면 절대 하지 마세요!! 다 조집니다!! ㅋㅋㅋㅋ ㅠㅠ



어찌됐든 여차저차 정리하고, 이제는 도면을 따라서 자를 부분을 그려낸다. 



톱으로 쓱싹쓱싹. 헤드 쪽은 오히려 쉬웠는데, 넥 부분에 가늘고 길게 잘라내는 게 집중력을 요구했다. 수직도 잘 맞아야 되고 옆으로 파들어가도 안되니까...



나름 집중해서 자른다고 잘랐는데, 역시.... 수직이 안 맞다. 근데 뭐 보이는 부분도 아니고 크게 티 안날 거 같아서 일단 그대로 넥 모양 가공에 돌입! 처음엔 대패로 하려고 했으나 몇 소끔 밀어 보고 아 이건 도저히... ㅋㅋ 답이 안나와서 커터칼로 한 번 해 봤는데 의외로 결 따라서 잘라서 그런지 쉽게쉽게 되더라고? 그래서 커터칼로 크게 크게 쳐 나간다.


넥은 특히 손이 많이 가는 데라 넥감이 중요하니까... 손으로 대 보고 깎고 눈으로 봐 가면서 깎고 했다. 특히 트러스로드를 내 기술로는 심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서 넥을 좀 두껍게 가져갔기 때문에 너무 두껍지 않을 정도로 하는 게 포인트였다. 지금 완성해 놓고 보니 이것도 좀 두꺼운 감이 있긴 한데... 뭐 어쩔 수 없지;



근데 다 만들어놓고 볼트가 뚫고 들어갈 자리를 대 보니까 수직이 안 맞아서 너무 나무 바깥쪽으로.... 크흑ㅠㅠ 아무래도 힘을 못 받을 거 같아서 잘라낸 조각들을 주섬주섬 챙겨서 보강 후에 다시 가공하기로.... 일단 클램프로 붙여 놓는다. 망할 톱 ㅠㅠ 직쏘 살껄...



보강목이 다 붙고 나서 다시 사이즈를 맞춰서 집중해서 잘라내고, 가공한다. 오른쪽처럼 완성... 지금 물기가 묻었을 때 찍어서 엄청 더러워보임; 저 정도는 아닌데... 어쨌든 모양을 다 깎고 220방 사포로 샌딩한 후에 넥은 일단 완성.



이제 죽음의 바디 샌딩을 하기 전에... 다 붙은 바디를 꺼내고 나니 아까 말한 것처럼 모양이 좀 삐뚤삐뚤해 져서, 사이를 접착제로 메꾼다. 앨더 가루를 섞어서 메꿨으면 좋았을 텐데, 저땐 그 생각을 못했다. 접착제만 디립다 부음;



처음엔 커터칼로 할려고 했다. 샌딩으로 전부 파내기엔 너무 파내야 할 게 많아서... 근데 이게 결 따라 잘라내는 건 쉬운데, 결에 수직하게 자를려니까 미치겠더라고.... 날이 더럽게 안 들어가.... 그래서 또 장갑을 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손가락 물집바다 되는 거 한 번 구경하고 더는 안되겠다 싶어서 접었다.



미리 만들어놓은 샌더들 가지고는 저 곡률을 다 맞출 수가 없어서 새로운 샌더를 하나 더 제작... 잘 안쓰는 드릴 비트에 종이를 둘둘둘둘두루루룰 감은 후에 사포를 감아서 붙임.



그렇게 해서 일단 한쪽 면 완료! 하 진짜 이거 하다 울 뻔...ㅠㅠ 모양이 잘 안 맞으니까 맞을 때까지 다 파냈다. 허리는 생각보다 더 잘록하게 들어갔고 프레임 폭이 생각보다 좁아져서 볼팅하다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할 판이었다.



그리고 반대쪽을 가공...저렇게 무식하게 크게 나와 있길래 일단 톱으로 대충 잘라놓고 샌딩해서 마무리했다. 여기 글에서는 진짜 "마무리했다" 다섯글자지만 진짜 하... 샌딩... 하..... ㅠㅠ 눈물이 앞을 가린다 진짜


일반 아파트에서 샌딩할려면 베란다로 가서 온 문을 다 닫고 2급 방진마스크를 쓰고 샌딩 전용 옷(더러워지니까...)을 입고 난 안경을 썼으니 보안경은 따로 안 썼는데 안경 안 쓴 사람은 보안경 착용 하고 장갑 착용하고 소음과 분진 속에서 두시간씩 미는거다. 기계로 밀어도 두시간 걸린다. 저거 한쪽 미는데 ㅋㅋㅋ 하아... 끝나고 나면 손가락은 드릴 손잡이 모양으로 굳어있고 근육은 뻣뻣하고 온 전신에 나무 분진 묻어서 털고 털고 또 털고 베란다 물청소 싹 하고.... 직쏘 샀으면 곡선 재단이 훨씬 편했을 텐데 ㅋㅋ 에휴 무식이 죄다.


  

쨌든 그래서 바디 모양 완성. 아 진짜 감개무량!



이제 아크릴 탑을 가공할 차례. 이것도 처음에 도면에 포함해놨으면 참 편하게 작업했을 텐데, 역시 설계를 처음에 잘 해놔야 나중에 몸이 고생을 안한다. 도면대로 표기해서 톱으로 잘라냄. 아크릴 가공은 처음이라 몰랐는데, 가공할 때 밑에 뭔가를 대고 해야 저렇게 갈라지지 않는다. 굉장히 조심히 다뤄야 함. 안그럼 자꾸 깨져서..



넥이 들어갈 자리를 파내고선 바디 모양에 맞춰서 추가 가공할 차례. 바디가 도면대로만 나왔다면 깔끔하게 그대로 썼으면 됐겠지만 바디가 모양대로 안 나와서, 클램프로 바디랑 고정시킨 볼팅할 자리에 바디까지 쭉 홀을 뚫는다. 깨지지 않게 조심조심.



일단 볼팅해 놓고 바디 모양에 맞춰서 라인을 그린 다음에 사포질로 싹 밀어냈다. 아크릴은 진짜 미리 도면을 잘 내는 게 중요한 게 사포질할 때 열이 나니까 냄새가 너무 심하다. 딱 맡으면 아 일찍 죽겠다 싶은 그런 플라스틱 냄새 ㅋㅋ 그래도 뭐 바디 가공보다는 상대적으로 쉬워서 일찍 끝냈다.



이제 바디랑 넥을 다 만들었으니까 둘을 합칠 차례. 넥을 수직으로 고정시키는 게 더없이 중요한데, 이걸 어떻게 할까... 하다가 왼쪽 아래처럼 종이를 딱 끼워넣어서 수직으로 고정되게 한 후에, 볼팅할 홀을 냈다. 그리고 나사를 두어개 미리 박고 나머지 홀을 내고 마저 박고 해서 오른쪽 위처럼 완성. 저 backplate도 이베이 뒤져서 기타에 어울릴 거 같은 걸로 구했다. 아이고 이쁘다~



이렇게 해서 1차 가조립을 해 본 기타의 모습... 일단 나무 가공은 대충 다 끝내고 제법 기타 모양이 난다. 여기까지 만드는 데 대략 한달 정도 걸림... 9월 20일경에 처음 제작 스타트 끊고 10월 24일에 마지막 그림이 완성됐다. 방 꼬라지 봐라... 개판이네 ㅋㅋㅋ 나머지 완성되는 모습은 제작 2단계로 다음 글에 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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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일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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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람쥐

    와.. 정말 엄청난 작업입니다.

    2017.03.28 16: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지금 보면 대체 어떻게 했나 싶어요.... ㅋㅋ 시작해 놨으니까 했지 휴;;

      2017.03.28 19:53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