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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코딩

기계식 키보드 개봉기 겸 비교기: 청축 vs 갈축

by 에일라거 2017. 4. 1.

원래 Microsoft에서 나온 인체공학 시리즈 키보드만 쓰고 있다가, 요즘에 기계식 키보드도 많이 저렴해졌다고 해서 한 번 바꿔볼까... 하고 알아보는데 뭔 종류가 이리 많은지;;; 만드는 회사도 천지, 축(스위치) 종류도 천지, 그래서 알아보고 알아보다 사무실에서 쓸 거고 해서 갈축 키보드를 하나 샀다.


근데 이게 아마존에서 사다 보니 오는데 시간이 하세월이라 도저히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집에서 쓸 용도로 청축 키보드도 싼 걸로 하나 구매...;;; 써 보니 이거 참 신세계라, 기존에 사용하던 키보드는 중고로 처분하고 아마존에서 택배가 오기를 몹시도 기다렸다가 바로 조금 전에 도착해서 써 보고 바로 개봉/비교기를 남긴다.


일단 본격 시작 전에 기계식 키보드의 '축(스위치)'가 뭔지도 몰랐던 나를 위해... 그리고 모르는 채 이 블로그를 찾아서 볼 사람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기계식 키보드는 각 키마다 스위치가 하나씩 달려 있어서 그 스위치를 누르는 것을 인식하는 건데 인식하는 방식에 따라 스위치 색깔이 다르고, 이에 따라 이름을 붙인다. 스위치를 우리나라에서는 축이라고 한다. 영어로 찾으려면 'switch'라고 찾으면 된다. Red switch, Blue switch, ...


왼쪽부터 적축, 흑축, 청축, 갈축, 녹축, 백축 (Cherry 社 스위치)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in-v0sZ9Ltw)


각 축이 어떻게 동작하는지는 구글링해 보시고, 소리로만 보자면 청축/녹축은 시끄럽고 나머지는 조용한 편인데 키압은 각각 다르다. 백축/흑축은 소리는 가장 조용한 편이지만 키압이 세서 많이 쓰면 손가락이 아프다는 의견이 많다. 사무실에서도 쓸 겸 해서 주로 조용한 걸 찾는 사람들이 적축/갈축을 많이 찾고, 게이밍 용으로 경쾌한 타건감을 원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청축을 사용한다.



앱코 (ABKO) K640: 오테뮤 방청축


입문용으로 많이 쓴다는 앱코의 K640! '오테뮤'는 키보드의 스위치를 만드는 회사고 '방청축'은 청축인데 생활방수 정도를 지원한다는 뜻이다. 



일단 박스 샷... 3만8천원인데도 이중사출키캡 적용! 이중사출키캡을 적용하면 별도로 각인한 게 아니라서 각인이 반영구적으로 유지되고 키보드 아래에서 비추는 LED백라이트가 은은하게 올라온다. 개인적으로는 무조건 이중사출 고고



저가인데도 꽤 이거저거 많이 들어있다. 키보드랑, 먼지 들어가지 말라고 플라스틱 커버, PC방 물건 훔쳐가지 말라고 스티커도 주고 키 리무버랑 청소용 솔까지 다 준다. 솔이랑 키 리무버는 꽤 유용하게 쓰고 있다.



설치샷~~ 이렇게 키 스위치가 밖으로 드러나게 되어 있어서 청소하기는 진짜 엄청 편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렇게 딱 컴팩트한 크기로 필요한 부분만 있는 걸 좋아라 해서 레이아웃 자체는 아주 맘에 든다. 사진 위쪽에 Microsoft Ergonomic Desktop 4000... 저거도 꽤 비싼 건데 손목이 편하다는 거 빼고는 키감은 그냥 만원짜리 펜타그래프 키보드랑 똑같다.



청축! 소리 처음 들어보고 깜짝 놀랬다. '짤깍짤깍' 하는 음이 나는데 실제 지금 받아본 갈축 키보드랑 비교해 보면 '철컥철컥' 수준... 대신에 그만큼 경쾌하다는 느낌이고 집에서 혼자 쓰면서 게임하거나 할 때는 진짜 할 맛 날 거 같어


그리고 왠지 타자기를 치는 거 같다, 라는 느낌이 있는데 그래서인지 예전 타자기에서 많이 썼던 동그란 형태의 키캡을 앱코에서 별도로 출시했다. '앱코 레트로 키캡' 이라고 치면 많이 나온다. 레트로 키캡에 대한 평은 대체로 '엄청 이쁘다' '키캡이 작아서 오타가 좀 난다' '타건감이 조금 무겁고 둔해졌다' '그렇지만 이쁘다' 정도? 개인적으로는, 가격이 4만원인데 이중사출도 아니고 타건감도 안좋아진다면 굳이 살 필요는....



이런 직사각형 형태의 키보드는 오랜만에 쓰는데, 그래서 키보드 바로 뒤에서 손목이 툭 떨어져서 그게 불편했다. 인체공학 키보드들은 대체로 손목을 잘 받쳐주거든.... 그래서 찾아보니 '팜레스트'라고 별도로 팔데? 근데 막 만오천원 이만원 하길래 버려진 목재 주워다가 직쏘로 잘라서 만듬.... 저것만 있어도 훨씬 편하더라



덱 108 헤슘 프로: 체리 갈축


많은 사람들이 기계식 키보드 끝판왕이라고 꼽았던 덱 헤슘 프로!!!! 사실 처음에 이걸 샀었다. 이중사출 키캡으로 찾으니 국내에서 사려면 215,000원... 아마존 뒤져보니 97달러. 아마존에서 구매대행으로 샀다.



총액 $114.47... 대략 13만원 정도다. 한글 키가 없는데, 난 어차피 3벌식으로 쓰고 있어서 하나도 안 맞기 때문에-_- 없는 편이 오히려 깔끔! 무려 2주나 걸려서 배송됐다. 캘리포니아에서 파는 걸 델라웨어까지 지상으로 보내서 거기서 다시 뉴저지로 보내서 항공으로 운송하고.. 어휴



택배 이렇게 기다려 본 거 진짜 오랜만이다.... 박스샷부터! 오래 기다려서 그런가... 박스도 아름답다.....



박스를 까면 설명서와 키보드가.... 키보드 위에 스티로폼으로 포장이 돼 있었는데 치우고 찍었다. 무광으로 처리된 검은색 키고 진회색 바디 크으.....



까서 보면 이렇게 된다. 마찬가지로 이중사출 PBT 키캡이고 알루미늄으로 된 키 리무버를 주는데, 사람들 말로는 이걸 쓰면 키캡이 손상된다고 쓰지 말라네. 그냥 앱코 키보드에 들어있던 플라스틱 리무버를 쓰기로~



갈축... 키캡 위쪽에는 LED도 보인다. 넘나 모든 것이 정갈하고 아름다워 보이는 것


처음에 이게 오기 전에 걱정을 많이 했더랬다. 그래도 기계식 키보드인데 소음 심하면 어떡하나... 유투브에 보면 청축/갈축 타건 영상 비교해 둔 게 많은데 영상에서는 청축이나 갈축이나 소음이 별로 차이가 없거든. 그래서 아 기껏 사놓고 못쓰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을 많이 했었다. 근데 이게 웬걸... 진짜 청축이랑은 천지차이다. 청축이 '쩔꺽쩔꺽'이라면 갈축은 '사각사각'... 소리가 작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청축만큼 거슬리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누군가는 이걸 '둔하다'라고 표현하던데 나한테는 진짜 최고의 키감인 거 같다. 이 키보드는 진짜 오래 쓰겠어


키압도 별로 높지 않아서 부드럽게 눌리는 느낌이다. 누가 흑축이 너무 쑥 들어가서 오타가 많이 난댔는데 이정도면 흑축 써도 되겠다 싶더라. 역시 직접 눌러봐야 아는 건가? 



이것도 마찬가지로 팜레스트 필수! 크하하



비교



내 성향에는 일단 RGB LED보다는 단색 LED가 나은 거 같고, 키감은 갈축이 압승, 근데 이건 갈축이 좋은 건지 아니면 체리 청축은 또 다른 느낌일지는 모르겠다. 아무래도 앱코 키보드가 싸니까... 


앱코 키보드 쪽이 더 좋은 건 무한동시입력이 된다는 거? 지금 쓰고 있는 이 덱 헤슘 프로는 무한동시입력이 안되는 거 같다. 앱코 꺼는 키들을 손바닥으로 왕창 누르면 한꺼번에 촥 하고 입력이 되는데 이건 안되네... 근데 난 그런 건 필요없어서 뭐 관계없을 거 같다. 게임할 때는 앱코 께 더 나을 수도 있겠다.


한글 각인은 안되어 있는 걸로 사길 잘했다 싶은 게 위에 앱코 키보드가 보이지만 한글 글씨체가 너무 못생겼다. 이중사출 하려다보니  중간에 뚝뚝 끊어지는 건 차치하더라도 글씨체를 저렇게 못생긴 걸 해야 했나 싶다.


비싸게 쓴 만큼 잘 써서 오래 써야겠다. 이것도 한 10년 써야겠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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