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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레이싱

현대 드라이빙 아카데미: Fun & Safety 참가 후기

by 에일라거 2017. 6. 10.


현대자동차에서 주최하는 드라이빙 아카데미엘 다녀왔다. 예전에 영종도에 있는 BMW 드라이빙 센터를 몇 번 다녀온 경험이 있어서, 그런 류의 프로그램이겠지? 싶어서 재밌을 거 같아 신청했었다. 가기 전에 일단 맘에 들었던 게 "하루종일" 하는 프로그램이었다는 거랑 참가비가 엄청 싸다는 거... 참가비가 3만원에 선착순으로 접수를 받았었다. 솔직히 드라이빙 스쿨 류들 진짜 웬만한 건 다 자차 사용에 참가비도 1~20만원은 기본인데, 이건 차도 다 제공되지 참가비 3만원에 점심도 제공되지 이정도면 진짜 뭐 그냥 거저 가는거지... 작년에 참가를 못해서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올해 공지 뜨기만을 매의 눈으로 기다리고 있다가 홈페이지에 공지 딱 뜨자마자 신청했다.


일단 아침 8시까지 오라고 해서 6시 반에 알람 맞추고 고고씽



도착해서 등록을 하고 건물 (무슨 공장 건물 같아...)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A/B/C 조로 나눠져 있다. 나는 A조라서 아무데나 앉고, 아침을 안 먹었고 갔는데 아침먹으라고 또 이거저거 해놨어....ㅋㅋ 책상도 그렇고, 세미나 온 줄



커피랑 크림치즈 베이글 하나 들고 가서 포풍 흡입하고... 근데 시간이 바껴서 8시 반부터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실제 프로그램은 또 9시에 시작했다. 아놔... 엄청 기다렸네


내용을 좀 보자면, 일단 이 드라이빙 아카데미는 초급용으로 부제가 Fun & Safety이고, 이 아카데미를 이수한 사람들에 한해서 그 다음 단계인 Sport에 응모할 수가 있게 되어 있고.. 뭐 그런 식으로 단계별 이수 프로그램 중 가장 초급반에 해당했다. 프로그램이 크게 세가지 섹션으로 되어 있었다.


Warm-up: 긴급제동 I - 마른 노면 / 긴급제동 II - 젖은 노면 / 슬라럼

Training: 원선회로 / 저마찰로 (언더스티어, 오버스티어) / 언밸런스 슬라럼 & 긴급회피

Fun driving: TAXI / 폭스 헌팅 / 짐카나


지금 각 섹션마다 세부 프로그램이 3개씩 되어 있는데, 위에서 조를 A/B/C 세개로 나눴다고 했잖아? 각 조별로 프로그램 하나씩 해서 돌리는 식으로 운영한다. 예를 들면 A조가 TAXI 하고 있으면 B조가 그 시간에 폭스 헌팅 하고 C조는 짐카나 하고... 뭐 그런 식으로 진행함.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하는 거랑 내용 자체는 비슷...한가? Warm-up 시간에 하는 건 똑같이 하고, 원선회로 및 저마찰로는 BMW 드라이빙센터는 젖은 원선회로 이용해서 한방에 해치우고...


아 BMW꺼는 언밸런스 슬라럼, 긴급회피 부분이 없고, 폭스 헌팅/짐카나는 BMW 서킷 주행이랑 비슷하다 치고, TAXI는 별도의 M TAXI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만 여기가 시간을 하루종일 쓰다 보니까 대체적으로 경험을 조금씩 더 많이 해 볼수 있었다는 거? 그리고 싸다.... 사실 BMW M TAXI만 3만원 줘야 되는데 이건 하루종일 하는 프로그램이 3만원 ㅋㅋㅋㅋㅋ


쨌든 아침도 먹고 맨날 강조하는 시트 포지션/스티어링 방법/안전벨트 정위치에 대한 이론 교육을 하고 나서 밖으로 차타러 고고


Warm up


좋아 날씨가 점점 좋아지고 있어


솔직히 아침에 빗방울이 한두 방울씩 떨어져서 걱정했는데 (우산도 부러졌는데) 날씨가 점점 맑아졌다. 바람도 선선하니... 딱 좋다는 건 이런 걸까? 긴급제동 코스의 차들이 쭈루룩 서 있다. 사람이 차를 타고 돌아다니는 게 아니라, 차들은 각 코스에 서 있고 사람은 도보로 옮겨다니면서 해당 코스에 배치되어 있는 차를 탄다. 사람이 다 합쳐서 한 7~80명은 됐으니... 이렇게 안하면 운영이 안됐을꺼야. 내 기억에 이 프로그램이 작년에 시작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운영이 꽤나 매끄럽게 돌아간다. 참고로 쩌 멀리 보이는 연두색 콘이 서 있는 곳이 저마찰로. 저거 재밌었다!!



긴급제동 코스는 위 그림과 같다. 사실 뭐 코스랄 것도 없이 그냥 직진로가 두 차선이 있고, 한 차선은 마른 채로 두고, 한 차선엔 계속 물을 뿌려줘서 젖어있게 만든다. 진짜 "긴급"한 제동이 뭔지를 체험하고 ABS가 어떤 식으로 동작하는 지를 체험하게 해 둔 코스. 100%의 브레이크 압력이란 걸 내 차로 언제 해 보겠어... 이럴 때 해 보는거지


다음은 슬라럼이다


자동차 관련 기사같은 데도 하도 많이 나와서 다들 알고 있을 슬라럼... 일정 간격으로 콘을 놓고 왔다리갔다리 한다. 보이는 게 코스의 다라 별도 코스 그림은 생략! 슬라럼할 때 느꼈는데 난 슬라럼을 참 잘 못한다. 내가 뭐 무슨 코스든 잘 하겠냐만은, 짐카나 코스 패턴 중에서도 특히 슬라럼은 싫다. 가감속 타이밍이 너무 짧아서, 안 그래도 내가 반사신경이 느린 편인데 점점 박자를 놓치는 느낌....


뭐 어쨌든 자괴감을 뒤로 하고 점심을 먹었는데, 사전 홈페이지 공지 내용에 "중식: 고급도시락" 이렇게 나와 있어서 아니 대체 고급 도시락이란 뭘까 싶었는데....


아웃백 도시락


크으.... 아웃백에서도 도시락이 나오는구나..... 도시락 뚜껑 열고 찍었어야지 이 멍청아...... ㅠㅠ 


넘나 맛있었다... 솔직히 다 식은 밥에 눅눅한 튀김이나 돈가스같은 거 있는 그런 도시락을 생각했었는데 ㅋㅋㅋㅋ 예상외의 전개


Training



오후는 원선회로부터 시작. 선회로가 뭐 따로 있는 건 아니고, 위 사진에 오른쪽 위에 보이는 콘무더기를 중심으로 뺑뺑 돌면서 한계그립을 느껴보고 풀악셀 해서 언더스티어 느껴보고 뭐 그런 거다. 그리고 나서 차제자세제어장치 끄고 돌았을 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느껴보고.... 당연하겠지만, 하고 나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어지러워....@_@


그 다음이 저마찰로에서 언더/오버 극복 코스인데, 사진찍은 게 없어서 그림으로 대체... 대충 다음과 같다.



회색 네모박스가 저마찰로다. 고무판 큰 걸 놓고 그 위에 비눗물을 계속 뿌린다. 겁나 미끄러진다 진짜 ㅋㅋ 언더스티어 구간에서는 그냥 저마찰로에서 코너링을 할 때 얼마나 언더가 나는지 느껴보는 거고, 오버스티어 구간은 이 차가 전륜이라 오버가 안나기 때문에 스티어링을 왼쪽으로 꺾을 때 동승자가 사이드를 콱! 올린다. 그러면 차가 휙~!!! 계속 사이드를 올리고 있으면 스핀이 나니까 읏-챠! 하는 느낌으로 올렸다 내린다. 그럼 대충 한 90도 휙 돌아가면서 본능적으로 카운터스티어링하면서 빠져나와서 긴급제동 포인트에서 다시 긴급제동. 총 3번 했는데 역시나 재밌는 건 오버스티어 구간... ㅋㅋ 내차로 미쳤다고 사이드를 땡기고 오버를 내겠냐... 다들 나같은 생각인지 첨엔 살짝 겁먹다가 나중에는 맘껏 조지는 느낌이 나더라고



그다음 코스가 인제 언밸런스 슬라럼과 긴급회피. 이건 진짜 처음 해봤는데 와.... 스티어링을 뭐 ㅋㅋㅋㅋ 중간쯤에 슬라럼 폭이 좁아지는데 여기 폭이 대충 차 한대 길이 정도란다. 스티어링을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계속 돌려야지 빠져나갈 수가 있다. 그림으로 보면...



아래쪽에 보이는 게 언밸런스 슬라럼. 가운데에서 폭이 훅 줄었다가 다시 넓어지는 구조로 돼 있다. 역시 슬라럼은 넘나 힘든 것.... 이 코스를 빠져나가면 긴급 회피 코스. 콘이 세개씩 눕혀져 있는데 저렇게 요리조리 피해서 지나가면 된다. 속도를 맞추니까 스티어링 반턴만으로도 빠져나갈 수 있었다. 그거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가면 핸들을 더 많이 꺾어야 될 텐데 그게 빠를지 아니면 핸들을 조금만 꺾고 속도를 맞춰서 나가는 게 더 빠를지? 아 씨 낮에 인스트럭터님들한테 물어볼껄....


아! 인스트럭터 얘기를 안했...나?? 조별로 대략 15~20명 정도 인원인데 각 조마다 인스트럭터가 4명씩 배치된다. 이름을 들어본 분도 있었고... 아닌 분도 있었음. 난 2명 알겠더라. 권봄이 인스트럭터, 정의철 인스트럭터.


여기까지가 트레이닝 섹션이었고 이거 끝나고 이제 Fun Driving 섹션으로 넘어간다.


Fun Driving


TAXI


처음에 TAXI는, 화성오토시티에 약간... 카트 서킷처럼 바닥에 라인을 그려놨는데, 그 라인을 따라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면 참가자들이 동승해서 보고 핸들링이나 시선처리같은 걸 배워보는 시간... 인데 몸이 좌우로 이리저리 쓸려다니느라 정신이 없기 때문에 뭘 많이 볼 수는 없었다. 칵테일인 줄... 좌우로 쉐킷쉐킷


근데 역시 유튜브 동영상 인캠 같은 거 암만 봐도 그 실제 느낌을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역시 이렇게 옆에 타서 직접 느껴 보는 게 확실히 필요한 거 같다. 전륜차인데 코너에서 뒤를 살짝 흘려... 오오 이게 뭐지.... 물어보니까 턴인할 때 브레이킹이랑 스티어링 량을 "잘" 조절해서 차량 앞쪽을 Pivot처럼 만들어서 차량 뒤쪽을 살짝 날려주는 거래. 아... 뭔진 알겠는데 제가 하진 못하겠네요... 네.... 


후륜 차량하고는 또 다른 건, 후륜 차량은 Taxi해 보면 코너에서 탈출할 때 엑셀을 이용해서 뒤를 살짝 흘려서 차를 바로 세워버리고 그래서 코너 끝 즈음에서 아 흐른다 라는 느낌이 강한데 이거는 전륜이라 오히려 코너 초반에 흘려서 강하게 돌려버리고 (뭐랄까.... 코너에 꾸겨넣는 느낌?) 그 이후에는 언더만 안나게 조절해서 탈출하는 거 같았다. 이거 타고 나서 지금 글 쓰면서 iRacing 다시 깔고 있다. 연습만이 살 길이다...


여우사냥! 빵야빵야


그다음이 폭스헌팅. 와 이거 진짜 흥미만점 ㅋㅋㅋㅋ 짐카나보다 이게 더 재밌어 ㅋㅋㅋㅋ 일명 꼬리잡기다. 사진은 콘만 여기저기 세워서 영 못알아보겠으니까 그림으로...



콘을 세워서 대략 이런 원형 트랙을 만들어두고 각각 반대편에서 출발해서 상대방의 꼬리를 잡는다. 재밌는 건 이게 또 뭐라고 긴장되는데, 나중에 평가지를 이메일로 주는데 거기 승/패를 적어서 보내준대... ㅋㅋㅋㅋㅋㅋㅋㅋ 미취겐네


언더가 살짝 날랑말랑할 때 핸들이 약간 가벼워지면서 차가 반쯤 뜨는 기분이 드는데 그 느낌이 엄청 좋다. 뭔가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인데, 이 코스가 그런 느낌도 적당히 느끼면서 스키드 음도 끼이이이- 이이- 적당히 들리면서 그리고 이겨 주면서... 이겨 주면서... 이겨 주면서... 크하하하하


짐카나가 쏘아올린 작은 공


마지막 짐카나는 비장한 짐카나. 반드시 A조가 이겨야 한다며... 인스트럭터님들이 강조를 하시는데 ㅋㅋ


코스는 기본 슬라럼 + 원선회 + 긴급회피 + 정지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정지라는 건 그냥 마지막 정지 구간에 잘 정지하는지 보는 것. 정지 구간 앞에 콘 치면 +3초 가산. 그걸 사람이라고 보는 거라 하데? 원래는 치면 실격이라고... 쨌든 강사님들이 아 우리조 다들 너무 빠르다 하시는데 진짠지 어쩐지 알 수가 있나 ㅋㅋ 암튼 기록들은 아래와 같이 나왔다.



콘만 하나 안 쳤어도 5위인데... 후 뭐 중간은 한 거 같다. 근데 참... 차 잘타는 사람들 진짜 많더라고. 다들 언제 그렇게들 연습하는 건지.


여기까지 하고 프로그램은 마치고, 자 이제 수료증 받아서 가자... 하는데 또 선물을 준다. 



크으... 아침에 뭐 먹고 점심도 주고 이거도 받고 이러니까 뭐 하루종일 받아가는 거 같네.... 딱히 쓸데는 없지만 이거도 어딘가 장식해 놔야겠어

쨌든 수료증도 무사히 잘 받았고, 담에 Sport 코스도 눈에 불을 켜고 신청해야겠어... 그 전에 연습도 좀 많이 하고 ㅋㅋ 아우 알찬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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