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녀와서2018.02.19 20:37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극지방의 차가운 공기를 가둬두지 못해 극심한 한파가 몰아치고 있습니다."

...라고 들었던 그 어느 한창 추운 날 비행기가 떴다.



한강이 얼었다. 미세먼지도 자욱하고... 무슨 세상 끝에 온 거 같네



도착했다. 바다 색이 육지랑은 다르다. 사스가 제주



하루에 다섯 팀만 받는다더라, 예약 손님만 받는다더라, 등등 무수한 소문의 붉은제주에 갔다. 비수기 평일이라 그런지 당일날 저녁 언저리에 전화해서 예약하고 바로 찾아갔다. 예약만 받는다는 건 맞다. 하루 다섯팀만 받는 건 아닌 거 같다. 테이블이 다섯 개가 넘는걸....



이렇게 큰 놈을 하나 시키면 각종 해산물이.... 맛있었다! 왜 '붉은'제주일까? 갑자기 궁금하네


눈과 야자수와 망연자실


눈이 왔다. 많이 왔다! 안온다 했잖아요.... 안춥다 했잖아요.... 춥고 눈이 온다. 나는 그저 제주라 옷을 얇게 입고 왔을 뿐이고... 



덕분에 풍경은 묘해진다. 눈은 오지 춥지 아침이지, 해서 아무도 없는 눈밭을 걸어간다.



고요하다. 눈이 오는 날은 참 조용하다. 눈 속에 공기가 많아서 흡음재의 역할을... 읍 읍 읍읍!!



눈 오는 바다는 파도 소리가 선명했다. 다소곳한 해녀상이 어쩐지 처량하다.



눈 쌓인 현무암밭을 지나 보이는 건물이 무슨 영화에 나오는 탈출이 불가능하다는 바다 위 교도소같다.



제주의 날씨는 변화무쌍하다! 눈이 한참 오다가 갑자기 해가 뜨고 멀리 바다에는 구름이 낮게 깔려있고... 뭐 희안하다.



숙소에 있어봐야 눈이나 계속 올테니 진아떡집에서 산 오메기떡을 들고 나간다. 성산일출봉의 스타벅스에서 제주 특산 음료들을 파는데, 땅콩 뭐시기 라떼? 그게 엄청 맛있었다.



숙소가 있는 제주도 남쪽은 눈이 펑펑 내리는데, 동쪽은 또 눈이 아예 안왔나보다. 올라갈까 하다가 바람이 너무 차서 포기

뭔 등산이여...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어느 이름모를 항구에서 길냥이가 빼꼼. 



그 이름모를 항구에서 저 멀리 보이던 눈 쌓인 백사장을 찾아갔다. 길이 어찌나 찾아가기 힘들던지. 하지만 여기가 또 절묘한 분위기로...



눈이 없었으면 오히려 평범했을 지도 모르겠다. 눈과 모래와 바다색의 절묘한 색깔조합이 좋았다.



동박낭이라는 카페에 갔더니, 동백나무가 한창 많더라. 동백꽃이 여기저기 피어있다.



역시 겨울에는 이불 밖은 위험하다... 실내가 최고야! 나는 (따뜻하고 뽀송뽀송한 곳에 있으면서) 눈 오는 풍경을 즐긴다.



애들이 만들어둔 눈사람. 의외로 정교한데?



둘째날에 이어서 마지막날도 또 눈이 왔다. 이번엔 밤새도록 눈이 내려서... 폭설이다. 날씨는 여전히 묘하다. 야자수에 눈이라니!



바다로 산책을 갔더니 이런 풍경이... 제주도가 맞나 싶다. 



이 풍경이 제일 좋았다. 고요한 극지같은 느낌



폭설로 인한 결항의 우려를 딛고 비행기는 무사히 뜬다. 좋아, 집에 가자!

Posted by 에일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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