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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펜탁스 MF렌즈의 문제점: 색수차

by 에일라거 2013. 5. 26.


'펜탁스'라는 카메라 브랜드를 사용하면서 가장 좋은 점을 꼽으라면, 펜탁스만의 엄청난 렌즈 호환성이다.

예전 펜탁스가 처음 SLR을 만들 시절부터 사용되어오던 K형렌즈부터 가장 최근의 디지털카메라용 DA형 렌즈까지

이제까지 만들어놓은 모든 렌즈를 마운트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래서 마침 단렌즈에 맛도 들였겠다, 같은 성능이면 가격은 대략 AF렌즈의 1/2~1/5 정도로 사용 가능하겠다...

해서 들인 것들이 수동렌즈이다. 똑같은 구성에 자동렌즈면... 캐논에 L렌즈로 맞춘다면 화각 당 최하 150만원이다.

근데 펜탁스MF 50mm f1.4는 6만원, 8만원 요수준.


근데 여기서 캐논 유저라면 갑자기 웬 L렌즈냐,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 어불성설이다, 기분나쁘다, ...

하겠는데, 바로 이게 이번 글의 포인트다. 왜 갑자기 L렌즈랑 비교하느냐!


펜클에 보면 렌즈 정보를 보여주는 페이지가 있는데, 이건 렌즈의 정보와 댓글로 달린 유저들의 사용기? 느낌? 이런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근데 여기서 보면 대체로 인기있는 렌즈들에 대해서는 호평 일색이다.

일부 렌즈들 리뷰는 L렌즈랑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던가, 짜이즈보다 화질이 좋다 같은 리뷰도 있다.


내가 단렌즈를 쓰는 이유는...

뛰어난 화질 (중앙부,주변부 고른 화질), 칼같은 선예도, 자유자재의 심도 표현 정도다.

그러면 선예도/화질 면을 먼저 보면, 짜이즈 MF렌즈도 써 봤는데 (85mm f1.4), 칼로 짜른 거 같다 해서 칼짜이즈라는 명성은... 

핫셀블라드나 라이카가 그렇듯이 필름 시절 얘기인 거 같다. 디지털에서는 괜찮은 단렌즈들은 어차피 거기서 거기인듯. 

포토샵 샤픈 안먹이고 사진 올리는 사람이 누가 있냐.


그래서 '선예도가 훌륭하다' 하는 건 펜탁스 대부분의 단렌즈에 대해 인정. 단렌즈니까. 

특히 조금만 조이면 살아난다 하는 점에는 충분히 동의한다.


사족을 달자면 최대개방화질(약간 소프트한 것)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할 텐데...

1.4에서도 칼같이 나와야 하느냐! 뭐 굳이 그건 아닌 거 같다. 

1.4 정도의 심도면.. 너무 얕아서 어차피 찍고자 하는 피사체 하나도 전부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그러느니 그냥 사진 전체를 부드러운 느낌으로 가져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한다. 말이 좀 새네


거기에다가 색감에 대한 평도... OK. 디지털에서 색감이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할 수 있는데,

같은 화각에 렌즈를 여러개 써 보면 확실히 렌즈별로 무보정 상태에서의 기본적인 색감이라는 게 있다. 

그리고 펜탁스 MF렌즈들은 색감이 참... 좋고, 렌즈 유형별로 개성이 뚜렷하다. 써 보면 안다. K는 차갑고, A는 따뜻하고.. 등등


뭐 어쨌든 선예도나 색감에 대해서는 칭찬들이 많고 싸고 좋은 렌즈라는 거 인정하는데, 문제는 색수차에 대해서는 그닥 말이 없다는 거.


리뷰에 나오는 칭찬들을 보고 나도 참 MF렌즈들 많이 써 봤다.

올드렌즈들은 최대개방 혹은 그 근처에서 색수차가 잘 발생하는 환경으로 일부러 찍어 보면, 

어떤 렌즈는 그 어마어마한 색수차가... 감당이 안된다.

꼭 보라색 투톤으로 찍은 거 같은 사진이 나오는가 하면, 나뭇잎 같은 거 주변부가 아예 파~란색으로 도배가 되지를 않나..


그렇다. 색수차 억제 성능이 떨어진다. ㅠㅠ

렌즈마다 제각각인데, MF도 괜찮은 건 괜찮고, 떨어지는 건.... 엄청나게 떨어진다. DTD냐


캐논의 L로 찍은 사진들을 보면, 사진들이 대체로 균형이 잘 잡혀있다.

선예도면 선예도, 색수차면 색수차, 주변부 광량저하도 거의 없고, 게다가 대부분의 조리개값에서 고른 화질을 유지한다.

부드러운 빛이나 강한 빛이나 역광이나 전체적인 화질 및 각종수차억제능력이 대단하다.

최대개방에서도 마찬가지고. 그러니까, 심도가 얕은 f1.4나 f1.2같은 값이 의미가 있다.


하지만 펜탁스의 예전 렌즈들... 당연히 필름에서의 색수차만 고려되고 디지털에서만 일어나는 색수차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설계한 것들이라, 최대개방의 역광이나 아니면 반짝거리는 물체 앞에서는 여지없이 보라돌이로 변신


얼마전에 구매한 파나소닉의 LX7으로 찍은 사진들이 오히려 색수차는 거의 없다. 진짜 거의 없음. f1.4로 찍어도 말짱


이래서야 최대개방 값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최대개방이 유의미해야 자유로운 심도고 뭐고가 있지.

예시로, 아래는 K200mm f2.5 최대개방 사진이다.


원본 리사이즈


100% Crop 1


100% Crop 2


원본 리사이즈


100% Crop


하하하.... 이것이 무엇이냐~ 색수차로구나~ 덩실덩실~ 신난다~

...이거 뭐 어쩌라고 ㅠㅠㅠ 이래서 최대개방이 무슨 의미가 있는데 ㅠㅠ

조이면 괜찮아진다고들 하는데... 조이면 당연히 괜찮아 져야지 조여도 이러면 갖다 버려야지 ㅋㅋㅋ 젠장


물론, 조금 조이면 괜찮은 사진도 뽑아준다.



이런 압축적인 느낌때매 망원 쓰는 거긴 한데... 이런 심도로밖에 못쓸 거 같으면 차라리 줌렌즈 하나 쓴다.

어차피 선예도 따위... 대빵만하게 찍어서 샤픈 리사이즈 샤픈 리사이즈 하면 해결되는거...

f2.5가 그냥 폼으로 있는 건 아니잖아? 있으면 있는 역할을 해야지 이자식아


'펜탁스의 좋은 렌즈' 하면 여전히 수동이나 필름 시절 스타렌즈들을 많이 꼽고,

디지털카메라를 만든 이후에 만든 것들은 렌즈 자체는 괜찮은데 풀프레임카메라에서 쓸 수가 없다.

 전부 크롭바디 전용으로 만들어져서.


렌즈가 기본적인 성능에서 균형이 잘 잡혀 있아야 후보정도 적고 느낌이 잘 표현이 되는 거 같은데,

그렇지 못한 사진들을 열고 그림을 그리고 있자면 내가 하고 있으면서도 어이가 없다. 이게 그림이냐 사진이냐...


누군가 펜탁스는 렌즈가 없어서 망한다 라고 했는데, 이래저래 참... 렌즈군이나 카메라 군을 발매하는 데 대한 큰 그림같은 게 잘 안보이고,

이거저거 툭툭 튀어나오는 느낌이라 안타깝다. DSLR도 벌써 K시리즈만 몇개여. K-r, K-x, K-m, K-30, K-5, K-7, K-01 ...

그중에 K-m은 벌써 안파는 거 같고, K-01은 정체성을 잘 모르겠고 K-7은 K-5에 밀려서 죽었고...


캐논은 참 정리가 잘 돼있는데. 하지만 그만큼 비싸다는 건 함정. 그래서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 ㅋㅋ

어쨌든 펜탁스 렌즈군도 대충 구비해 놨겠다... 바디도 컴팩트하겠다, 해서 끝까지 갈려고 하는데 이놈들 참 사람 흔들리게 하네...

차라리 삼양폴라 렌즈를 쓰는 게 더 낫겠어 찍어놓은 사진들 보면.



+

덧.

색수차 때매 미칠 거 같아서 스르륵 캐논포럼에서 좀 뒤져봤는데,

유명한 오이만두나 만투도 (50mm f1.2L, 85mm f1.2L II) 색수차 꽤 있다네

내가 본 사진들은 잘 편집된 사진인가봐... 확 캐논으로 가버릴까 했는데 그냥 포토샵에서 없애든지 

아님 대충 어떨 때 생기는 지는 아니까 그런 상황을 피하는 게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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