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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 리뷰

넷플릭스 영화 추천 :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by 에일라거 2020. 10. 5.

와....

 

오랜만에, 진짜 드라마를 한 편 본 기분이다.

 

* 스포 없습니다.

 

 

영화의 한글 제목이, 오히려 영화의 내용을 유추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았나 한다. 제목을 보면 보통 "아 대략 이런 내용의 영화겠구나" 라는 생각을 누구나 하게 될 텐데, "The Devil All The Time" 이라는 제목은 지금 보면 이 영화의 내용에 딱! 들어맞는 제목인데 한글 제목을 지으면서 뭐랄까, 이런 유유히 흐르는 강물같은 느낌이 조금 사라지고 왠지 미스터리한 느낌이 되어 버렸네.

 

영화는 1950년대에서 60년대 사이, In God We Trust의 나라 미국에서, 그것도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야만적이고, 때로는 악마적인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담담하게 보여준다. 얼핏 관계없어 보이는 여러 인물들을 하나의 줄거리로 엮어가는 과정에서 이러한 범죄들이 어떻게 연쇄적으로 일어나며, 개연성을 가져가는지 보는 것도 시간이 지날 수록 영화에 점점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였다.

 

영화를 보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아 정말로, 요즘 시대라는 건 모두 순한 양들이 사는 거구나.

 

가끔씩 TV에 점점 흉포화되는 범죄 수법이라느니, 옛날에는 인심이 좋았다느니 하는 얘기들이 사실은, 이런 이면의 정말 날것의 범죄들이 예전에는 잘 보여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영화 첫 인트로가 정말 강렬했다.

 

"1957년 당시 노컴스티프에는 대략 400명이 살고 있었다. 
이런저런 악행과 비운으로 인해, 그중 대부분이 혈연관계였다."

 

옛날엔 다 그랬어 라는 말 속을 파헤치고 좀 더 정교하게 상상해 보면, 지금 기준에서 볼 때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영화에서 수많은 범죄가 나오지만 그 잔인함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지 않는데도 왠지 모를 잔인함과 헛헛한 마음이 같이 든다. 그렇게 일면 잔잔하게 흘러가던 영화는, 결국 처음의 그 장소로 돌아와서 악행의 매듭을 짓고 마무리된다.

 

톰 홀랜드, 너란 배우...

그 와중에 사실 이 영화를 선택한 계기 중에 하나가 톰 홀랜드. 분위기가 왠지 맞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웬걸.... 이렇게 묵직하게 이 캐릭터를 소화해 낼 줄 몰랐다. 아 정말, 마지막 장면에 저 차를 타고 가면서 하품을 하는 씬이 있는데, 차에 틀어진 라디오와 그 무심함이 겹쳐지면서 아직까지도 여운이 남는 장면.

 


 

구글에서 영어로 The Devil All The Time 하고 검색하면 IMDb 점수가 나온다. 그 기준으로 7.1점인데, 내 기준엔 한 8.5점 정도... 오랜만에 정말 진한 드라마 한 편을 봤다.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정말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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