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런저런

제31회 공인중개사 : 동차 합격 후기

by 에일라거 2020. 11. 1.

하....

이 글을 쓰기까지 지난 일년간 했던 짓을 생각하면 진짜 ㅠㅠ

 

시작할 땐 솔직히 우습게 생각했다. 

 

"그거 뭐... 동네 아저씨 아줌마들도 다 따는 거 아냐?"

"그냥 하나 교양 정도로 따 놓지 뭐"

 

올해 1월 말인가에, 친구가 뽐뿌를 넣어서 일단 뭐가 있는지 알아보는데 무슨 동차 합격이 힘들다, 사회생활 하면서는 절대 못한다는 둥 그러는거야

 

아니 뭐 그렇게 어려워?

 

....

 

 

어렵더라구요

 

잠깐 욕좀 하고 갈께요

 

누가 이걸 교양이라고 했냐 진짜

 

한번 차근차근 알아볼께요

 

공인중개사만의 영역은?

 

흔히 말하는 "사짜" 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보통 ~사 라고 하면 법률 분야의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이야기하죠? 거기에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오오 변호사느님....

 

우리나라의 변호사법은 어마어마하게 강력해서, 변호사는 사실상 위에 나오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업무를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 모든 법을 공부하니까? 그런데 중개사법을 들여다보면, 이 법에 따라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한 자만이 중개업을 영위할 수 있다고 나온다. 즉

 

다른 사(士)들은 부동산 중개업을 할 수 없습니다

 

공인중개사만이 중개사법에 따른 부동산 중개업을 영위할 수 있고, 부동산이 투자 뿐 아니라 실제 의식주 중 가장 중요한 "주"의 영역이라는 걸 생각하면 (실제 현실의 상황이 어떠한가는 별개로 치고) 생각 이상으로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사람들은 언제나 이동을 하니까

 

뭘 공부해야 하는 걸까?

이게 진짜 ㅠㅠ 너무 우습게 봤다가 아주 큰코 다쳤지

 

공인중개사는 엄연히 법률 분야의 자격증이다. 즉, 법을 공부해야 한다.

 

공인중개사의 준비 과목

 

다음의 내용을 꼼꼼히 읽자!

* 시험은 1차와 2차로 나누어 실시한다.

* 1차와 2차 시험은 같은 날에 실시한다. (10월 마지막주 토요일)

 

* 총 6개의 과목이 있다.

* 1개의 개론 과목, 5개의 법률 과목으로 이루어진다.

 

1차, 2차 시험 과목 및 교시 배분

* 문제는 모두 5지 선다의 객관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 각 과목마다 40문항으로 이루어져있다.

* 공시법 / 세법은 두 개를 합쳐 한 과목으로, 즉 실제 시험 과목은 5개.

 

시험 시간 배분

* 1차는 1교시로 부동산학개론 40 + 민법 40 = 80문항을 100분의 시간 동안 풀어야 한다.

* 2차는 1교시 / 2교시로 나누어져 있다.

* 2차 1교시는 중개사법 40 + 부동산공법 40 = 80문항을 100분의 시간 동안 풀어야 한다.

* 2차 2교시는 공시법 및 세법으로 40문항을 50분의 시간 동안 풀어야 한다.

* 1차 시험 후 110분의 휴식 시간이 주어진다.

* 2차 1교시 후 50분의 휴식 시간이 주어진다.

 

합격 기준

* 각 차수 (1차/2차) 별로 전체 평균이 60점을 넘으면 합격이다. (절대평가)

* 각 과목 별로 40점 미만이면 전체 평균 점수에 관계없이 탈락한다.

 

* 더 이상의 상세한 내역은 큐넷 홈페이지를 확인하시면 좋습니다.

 

Q-Net 공인중개사

 

www.q-net.or.kr

 

공인중개사는 쉽다?

맞다. 다른 사(士) 시험에 비해 "월등히" 쉽다. 왜?

 

* 객관식이다.

* 절대평가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가 1차와 2차를 같은 날에 보기 때문이다. 법률에 그렇게 규정되어 있다. 1차는 객관식으로 하되, 2차는 논술형으로 하라. 다만 1차와 2차를 같은 날에 시행할 경우 2차도 1차와 같은 형식으로 시행할 수 있다.

 

그러니까, 2차를 1차 다음날 본다고 하면 논술형으로 바뀌는 거다. (변리사 시험은 이렇게 되어 있다) 현재도 응시 인원이 많다고 절대가 아니라 상대평가로 바뀐다는 말도 많고, 여차하면 2차를 다른 날 봐버리면 인제 공인중개사도 다른 사 시험처럼 되는거다.

 

그래서 사실 지금이다! 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동차로 준비했고, 그리고 합격했다. 사회생활하면서 이렇게 할 수 있는 시험은 많지 않다. (없다) 하루종일 밖에서 일하고 들어와서 이제 좀 쉬고 싶은데 또 이거 해야 ... 하 지금도 생각하면 눙물이 ㅠㅠ

 

지금 안했으면 아마, 내년에는 더 힘들었지 싶다. 올해만 해도 벌써 응시생이 34만명에 육박 (수능 인원이랑 비슷하다) 해서 난이도(라기보단 범위지)를 진짜 헬로 해놔서 진짜 수험생들끼리는 난리가 난리가...

 

요약 : 미친 거 아냐?

 

아니 그래도 객관식인데 60점도 힘들다고?

뭐 어쩌라는 거야 싶겠지만, 객관식이고, 절대평가고, 사회생활하면서도 딸 수 있다고 (아직까지는) 하면서도 그래도 60점 힘들다고?

 

힘듭니다. 

 

* 생소하다 : 법이란 것 자체가 생소해서, 뭐랄까, 새로운 사고 회로가 필요한 느낌

* 범위가 너무 넓다 : 법이라고 하면 우리 사회를 규제하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거 아니겠어? 근데 인간들이 놔두면 어디로 튈지 모르니까 그걸 누락 없이 할려고 별의별 규정이 다 있고 숫자들도 다~~~~~~~ 달라서

 

이걸 다 외우라고?

* 휘발성이 강하다 : 물론 법도 구조와 논리가 탄탄하지만, 기본적으로 암기할 게 너무 많다보니 (판례, 각종 숫자, 예외, ...) 진짜 뒤통수 한 대 때리면 와수수수 지식이 쏟아져나가는 느낌. 뒤돌아서면 까먹고 뒤돌아서면 까먹고 그런다 진짜

 

 

좀 할만한 과목이 뭔가요?

 

나한테는 1차가 훨~~~씬 할 만했다. 부동산학개론은 사실상 경제학개론 중에서도 쉬운 부분이랑 비슷해서, 맨큐의 경제학같은 경제학 기본교양 수업 정도 들었으면 그냥 하는 거고, 외울 것도 별로 없다. 그리고 문제는 민법인데... 민법은 법의 기초이다보니, 각종 "개념"들이 많이 나와서 그렇지 이것도 외울 건 별로 없다.

 

민법을 공부하면서 진짜 깜짝 놀란 게, 머릿 속에 있는 논리를 이렇게까지 말로 탄탄하게 표현할 수가 있구나 하는 것. 수학이라는 게 식을 통해서 논리를 펼쳐나간다면 법에서는 언어를 가지고 나누고 쪼개고 합치고 하는 논리를 엄청나게 탄탄하게 펼쳐나간다. 그거 보다 보면, 이래서 공대생은 안되는구나... ㅋㅋㅋㅋ 하고 느낌. 결국 민법도 외울 건 별로 없다. 개념의 이해가 중요

 

2차 과목은 나한테는 헬 그자체.... 2차과목 전체가 다 암기과목이다. 특히 일명 "공포의 법" 이라고 불리는 공법은 와 진짜.... ㅠㅠ

 

동차, 할만한가요?

아니요. (단호)

 

준비를 할거라면, 일단 1차 합격을 목표로 연초부터 준비하되, 해보니까 1차가 꽤 할만하다는 사람은 4월경부터 2차를 준비해도 충분합니다.

 

어디까지나 전제는 "1차는 꽤 할만한데?" 라는 사람에 한해서 4~5월부터 2차도 동차로 준비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스트레스만 겁나 받고 머릿속에서 개념이 둥둥 떠돌다가 1차도 망하는 불상사가... 

 

10월 중순 넘어가면 솔직히 텍스트가 눈에 잘 안들어옵니다. 까만 건 글씨요 흰 건 종이로 그냥 "이제 그만 하고 싶다" 이런 생각밖에 안 났어요. 적어도 8월까지는 전반적인 개념을 확실히 잡아놓는 게 좋습니다.

 

어제 큐넷에서 공개한 가답안에 대해서 제 점수는

 

* (1차) 부동산학개론 : 90점

* (1차) 민법 : 80점

* (2차) 중개사법 : 75점

* (2차) 부동산공법 : 45점

* (2차) 공시세법 : 70점

 

점수가 극명하죠? 공법 진짜 문제 보고 한숨만 나오고 한 세문제 풀고 멘붕돼서 이건 과락이 틀림없다 라고 생각했는데 찍은 게 좀 맞아서 (객관식의 위력) 간신이 과락 면했네요 진짜 ㅠㅠㅠㅠ

 

학원 꼭 다녀야 하나요? 독학은 안됨?

무조건 다니세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범위가 너무 방대하다

혼자서 공부하면 논점이 뭔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공인중개사 1회부터 31회까지 기출문제를 다 풀어볼거냐? 혼자서? - 그래도 논점을 모릅니다. 시험 출제의 흐름이라든지, 지금은 법이 어떻게 개정되어서 기출의 이런 문제는 풀 필요가 없다든지 하는 점들을 잘 찝어서 공부해야 해요.

 

* 개념의 습득이 빠르다

우리나라 주입식 교육이 안좋다고 하는데... 학원에서 진짜 개념 습득하게 해 주는 것만은 기가 막히게 빠르게 해 줍니다. 유명하다는 강사분들은 1~2년 하는 게 아니라서 소위 그 분야에 "통달" 한 사람들이 꽤 많아요.

 

암기과목이라면 암기법과 필수암기사항을 배우시고, 개념과목이라면 그분들의 개념 이해방식을 배우는 게 좋습니다. 민법 혼자 할라고 생각을 한다면 진짜 어우... 서점 가서 한번 민법 판례집만 한번 뒤적거려 보시면 알 거예요

 

* 시험 일정에 맞춰서 페이스 조절

저는 개인적으로 박문각을 했습니다만 다른 학원들도 비슷할 겁니다. 2개월 단위로 전체 내용을 본 다음 그걸 계속 회전시켜서 반복적으로 학습을 하는 과정을 1년 내내 거치게 돼요. (이 2개월을 1회전이라고 부름)

 

그런데 각 회전마다 내용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첫 회전은 개념을 대략적으로, 두번째 회전은 심화, 세번째 회전은 문제를 섞어서... 라는 식으로 조금씩 시험에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어줘요.

 

우리가 장기간으로 수능 공부하는 게 아니고 1년만에 이걸 다 해치워야 하는 거기 때문에, 일단 잘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걸 따라가면서 그 와중에 본인의 페이스를 찾는 게 좋습니다. 훨씬 효율적이예요! A to Z 로 혼자서 다 하겠다는 생각은 그 즉시 버리고! 학원을 고고

 

왜냐면, "합격할 경우에 한해서" 수강료를 환불해주는 코스가 많습니다.

 

어디를 다녀야 하나요?

박문각 / 에듀윌 / 해커스 정도가 있는 거 같은데, 어딜 다녀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제가 아는 분은 에듀윌이고 저는 박문각이었는데 어제 시험 가답안은 에듀윌에서 더 빨리 냈더라구요. 역시 에듀윌인가?? 저는 박문각도 괜찮았습니다.

 

 


다음 글부터는 "공인중개사를 따야겠다" 라고 마음을 먹은 상태에서 볼 수 있는 글을 쓰겠어요.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준비를 했는지, 과목별로 어떤 식으로 준비했는지, 이런 것들을 쓰겠습니다.

 

다음 글에서 만나요!!

 

 

다음 글 : 공인중개사, 이렇게 준비했어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