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악

험버커 픽업의 원리 (noise canceling)

by 에일라거 2015. 7. 30.


최근에 요 위에 기타를 가지고 배선도 바꿨다가, 리피니쉬도 했다가, 픽업도 바꿨다가, 뭐 하여튼 이거저거 하면서 기타로 할 수 있는건 거진 다 해봤다. 근데 인제 이 기타 픽업이 싱-싱-싱 구성인데, 싱-싱-싱은 또 펜더가 하나 있으니까... 요 기타는 또 장난을 쳐 보기로!! 싱글 픽업 두개를 연결해서 험버커로 바꿔보기로 했다.


험버커 픽업이라는 게, 단순히 생각해서 싱글 픽업 두개를 직렬로 연결한 거잖아? 그래서 일단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브릿지랑 미들 픽업 두개를 직렬로 연결했더니 소리는 험버커랑 비슷해졌지만 노이즈도 같이 커졌다. ㅋㅋ 이게 무슨.... 그래서 험버커 픽업의 원리를 찾아보고 배선을 맞게 고쳤는데, 이게 또 그냥 놔두면 까먹을까봐... 글을 하나 쓰기로 했다.


먼저 싱글픽업의 원리부터 간단히 소개한다.



픽업은 기타 현의 진동을 소리로 바꿔주는 장치다. 간단히 구조를 나타내면 위 그림과 같다. 안쪽에 영구자석이 들어있고, 그 자석을 코일이 감싼 형태로 되어 있다. 그리고 그 자석 위로 기타 현이 지나간다. 



소리를 내는 원리는 위 그림과 같다. 기타 현을 튕기면 현이 진동하면서 자석에서 가까워졌다 멀어졌다를 반복하는데, 이때 기타 현이 가까워지면 코일 안쪽을 통과하는 자속이 강해지면서 자속의 변화를 막는 방향으로 그림 위쪽과 같이 전류가 흐른다. (렌츠의 법칙) 그리고 다시 기타 현이 멀어지면 자속이 약해지면서 자속을 유지하려는 방향으로 전류가 흐른다. (아래쪽) 기타 현은 진동하면서 픽업에서 멀어졌다 가까워졌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전류 방향이 왔다갔다 하면서 오른쪽 파형처럼 신호가 만들어진다. 한줄로 말하면, 기타 현이 자석에서 멀어졌다 가까워졌다를 반복하면서 코일 안을 흐르는 자속의 변화로 시그널이 생성된다.


그런데 이때, 픽업은 기본적으로 코일이 많이 감겨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자속의 변화가 발생하면 신호가 생성된다. 아래 그림을 보자.



자속의 변화는 외부에서 자기장이 유입되면 생길 수 있다. 자기장은... TV/컴퓨터/전선... 뭐 오만 데서 다 나오는 전자기파에 다 포함되어 있으니까, 이런 것들이 전부 픽업 코일 안쪽의 자속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고, 그러면 이것도 신호를 발생시킨다. (이 신호는 코일 안에 자석이 있든 없든 생성되는 거라 자석은 그리지 않았다.) 이때 가정용 교류가 50Hz 아니면 60Hz 이기 때문에 방출되는 전자기파도 같은 주파수를 가지고 이로 인해 픽업에서 생성되는 소리도 같은 주파수를 갖는다. 그래서 50~60 Hz 정도의 웅~ 하는 저주파 노이즈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


이런 노이즈를 Hum이라고 한다. 그래서 Hum을 줄인다(buck)고 해서 Humbucker라는 이름이 붙은, 싱글픽업을 두개 나란히 놓은 형태의 픽업이 개발된다. 구조는 일단 다음 그림과 같다.


 처음 나왔던 싱글 픽업의 구조와 대조하면서 구조를 살펴보자. 대략 다음의 특징을 가진다.


1. 싱글 픽업이 나란히 두 개 붙어있는 형태

2. 자석의 극이 서로 반대

3. 같은 쪽 코일끼리 서로 연결


이제 기타 현이 진동할 때 신호가 어떻게 생성되는지 보자.


그림에 대강 설명은 되어 있는데... 기타 현이 진동하면서 가까이 다가오게 되면 둘 다 자속이 증가하지만 서로 극이 반대이기 때문에 전류가 반대쪽으로 흐르게 된다. 그러면 전류의 전위차가 각 코일마다 그림과 같이 생성되고 전위차가 두배가 된다. 그래서 신호는 강해짐!



이제 노이즈의 경우를 살펴보자. 노이즈 소스는 두 싱글 픽업이 서로 가까이 붙어 있기 때문에 거의 동일한 방향으로 들어오고, 그래서 같은 방향의 전류를 발생시킨다. 하지만 위 그림의 두 코일의 연결 상, 이렇게 같은 방향으로 유도되는 전류에 대해서는 두 코일 사이의 전위가 같게 되기 때문에 전류가 흐르지 못한다. 역으로 말하면, 거의 같은 방향과 세기의 노이즈가 유입되게 하기 위해 두 코일을 가까이 붙인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외부의 노이즈는 같은 방향의 전자기파가 동시에 두 코일에 유입되기 때문에 전위가 같아 캔슬된다.

2. 기타 현에 의해 변화되는 자속은 자석의 극이 반대로 되어 있어 서로 반대로 발생하기 때문에 전위차가 두배가 된다.


신호는 두배로, 노이즈는 캔슬하는 방향으로 전류가 흐르게 된다. 자석을 반대로 놓는 것으로 간단히 노이즈를 캔슬할 수 있는... 기막힌 발상! 

다음 글에서는 이 원리를 이용하여 어떻게 저 위에 기타에 험버커 회로를 구성했는지 써 보려고 한다.




-


덧.

댓글에 질문하신 분이 계셔서 추가로 설명을 달았다. 댓글로 쓰기가 한계가 있어서...


질문: 픽업은 소리의 세기과 높낮이를 어떻게 구분하고 각기 다른 신호로 전달하는 것인가요?

답변:

우선 유도기전력의 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N은 코일의 감은 횟수고, 유도기전력의 전압은 자속의 변화에 비례합니다.



두가지 주파수로 변화하는 자속을 살펴보겠습니다. 하나는 주파수는 낮지만 줄을 세게 튕겨서 진폭이 크고, 다른 하나는 진폭은 작으나 줄의 장력이 세 져서 주파수가 큽니다. (높은 음) 이 경우 양쪽을 미분하면 오른쪽과 같이 됩니다. 이 때, 유도기전력의 세기는 같으나, 주파수는 다르게 나옵니다. 결국 음의 높낮이에 따라 전압의 변화도 달라집니다.


여기서 추가로 들 수 있는 의문이, 그러면 세기를 똑같이 치고 주파수가 높아지면 음의 세기가 점점 세지는 건가? 라는 걸 텐데, 제 생각에는 주파수를 높인다는 건 기타에서는 '줄을 당긴다', 즉 '장력이 세진다' 라는 거고, 사람이 똑같은 압력으로 칠 경우에 줄의 진폭이 줄어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