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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레이싱

뉘르부르크링 24시 2020 관전 후기

by 에일라거 2020. 9. 28.

BMW 녀석들.. 결국 이겼다! 뉘르부르크링 24시. 아우디가 내내 이기고 있더니만 ㅋㅋㅋㅋ 요번에 현대차에서 출전한다고 해서 잠깐잠깐 봤는데, 24시간동안 달리는 거라 지루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F1보다도 재미있었던 관전 후기

 

르망 24시만큼 오래된 레이스는 아니지만, 뉘르부르크링 24시도 그것과 마찬가지로 오래된 내구 레이스다. 1970년부터 시행했다고 합니다.

 

르망 24시 vs 뉘르부르크링 24시

 

뉘르부르크링 24시 vs 르망 24시

 

둘 다 24시간 내내 한 차량을 주행시켜서 완주만 해도 잘하는 거다... 라는 공통점이 있을 텐데, 내 생각에 두 개의 가장 큰 차이점은 트랙의 구성인 거 같다.

 

왼쪽은 뉘르부르크링 24시, 오른쪽이 르망 24시 트랙

 

르망 24시 트랙은 약 14km 정도이고, 원래는 엄청나게 긴 직선 코스라서 무시무시한 사고 (1955년에는 관중석으로 차가 덮쳐서 84명 사망, 120명 중상의 대참사가...) 들이 많아서 일부러 중간중간 코너를 만들어둔 거고, 뉘르부르크링은 원래 코너가 많고 고저차가 크기로 유명한 트랙이다. 총 길이는 약 25km로, 뉘르부르크링 24시용은 녹색지옥이라고 불리는 노르드슐라이페와 F1 코스로 쓰이는 뉘르부르크링 GP를 합쳐놓은 형태로 운영한다.

 

왼쪽은 뉘르에서 제일 좋은 차 vs 오른쪽은 르망에서 제일 좋은 차

 

차도 르망 24시가 훨씬 좋은(?) 차량 클래스를 운영한다. 뉘르부르크링은 딱 보면 어디 차인지 알 수 있고 르망24시는 완전 별도로 제작한 레이싱 머신 ㅋㅋㅋ 이건 도로에서는 못보겠다 싶은 것들도 있다. 나는 사실 저런 일상이랑 상관없는 머신..은 F1으로 충분한 거 같고 뉘르 쪽이 좀 더 정감이 간다.

 

변수가 겁나 많다

비가 몰려온다

 

이번 뉘르 레이스는 비와 함께 시작했었다. 근데 중간에 비가 그쳤었거든? 근데 또 다시 비가 몰려오더라구... 그랬더니

 

엇 아..안돼

 

으아아아아 쿵
아...아아아ㅇ아아
사..살았드아아아아ㅏㅏㅏ
으아아아 쾅!!!!

ㅋㅋㅋㅋ 슬릭 타이어는 진짜 비오는데는 얄짤없구나...

 

아무 무늬가 없는게 슬릭 타이어, 무늬가 있는 게 레인 타이어

 

위에껀 사실 F1 타이어기는 한데, 슬릭타이어가 뭔지를 보시라고... 아무 무늬가 없고 잘 녹아서, 바닥에 쩍쩍 달라붙는 접지력이 엄청난 타이어들이다. 하지만 비오는 데는 쥐약, 마치 빙판길에서 운전하는 느낌이겠지? 죽죽 미끄러진다

 

덕분에 이리 쾅 저리 쾅 이리저리 쾅쾅

 

현대가 출전했다

작년에도 출전했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사실 보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올해 보니까, 출전만 한 게 아니라 스폰도 꽤 한 거 같더라구

 

와 진짜 겁나 안잡아주네

 

아니 이 중계가 문제가 있다. F1 중계는 보면 상위권 싸움도 물론 보여주지만, 맨날천날 상위권만 보여주지는 않는데 이노무 뉘르 24시는 줄창 1~2등 싸움만 계속 보여주는거야. 아니 그러면 가뜩이나 24시간동안 하는 레이스가 뭔 재미가 있냐고...

 

저 샷도 사실 저 뒤에 BMW M6 GT3 (이번에 우승했다) 가 잡히면서 같이 얼떨결에 잡힌 샷이다. 나 이런

 

오 이건 좀 제대로 잡혔네.. 벨로스터 N이다. 보면 출전도 했지만 저렇게 전광판에 광고도 여럿 실어놔서 생각보다 자주 비치더라고

 

근데 솔직히 이것도 저 뒤에 요번에 2등한 차랑 같이 잡힌 씬이고, 이렇게 우연히 잡히는 거 아니면

 

어억

 

피해
하는
데에에에에에

후아... ㅋㅋㅋ 벨로스터가 간신히 피함. 이렇게 사고 피하는 장면들만 몇 번 잡히더라

 

그러면 현대만 그러느냐?

 

이런 차가 있는지 이때 알았다

지금 토요타 코롤라도 출전을 했는데, 이런 차가 있는지 이때 처음 알았다. 아니 클래스를 여러개로 나눠 놨으면 좀 골고루 보여달라구요...ㅠㅠ

 

극한의 내구 테스트

메르세데스 AMG가 벽에 충돌

벽에 충돌해서 차가 어떻게 됐더라도, 피트에는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차를 고쳐서 다시 나갈 수 있으니까. 그런데...

 

아이구야

심하게 안 부딪친 거 같아도, 충격 흡수를 위해 차 겉은 잘 부서지게 해 놓다보니 이렇게 망가져버린다. 그런데 문제는

 

바퀴가 안굴러가.... ㅠㅠ

헐 ㅋㅋㅋ 앞바퀴가 안굴러가 ㅠㅠㅠ 

 

이 차, 이러고 연기 풀풀 내면서 질질 끌고 가다가 결국 리타이어했다. 앞바퀴가 안굴러가니까 조향이 안되고, 코너가 많은 뉘르부르크링에서 끌고가기는 무리였단 모양.

 

반면에 이런 것도 있다! 포르쉐 차량인데 자세히 보면 뒷바퀴에 타이어가 없어....;;;;

중간에 타이어가 터졌는데 어떻게든 차는 피트로 끌고 들어왔어 ㅋㅋㅋㅋ

 

피트에 들어오는데 자기네 부스까지 못오니까, 미케닉들이 겁나 달려간다 차 끌고 와야지

 

다시 간신히 차 살려서 부스로 몰고 오면

 

타이어가 없다. ㅋㅋㅋ 열심히 빼내서

 

와우.... 완전 만신창이. 그래도 어쨌든 갈아 끼고 나가기만 하면 성공이다. 2시간 하고 마는 레이스가 아니라 24시간 내내 달리는 거라, 어떻게든 하여튼 끌고 완주하는 거 자체가 일이다.

 

그래서 결과는?

출전하는 클래스 (차급) 이 워낙 다양하다보니, 어쨌든 클래스끼리만 경쟁하면 되는 거긴 하지만 클래스에 무관한 전체 순위는 아래와 같다.

 

1위 : ROWE RACING (BMW M6 GT3, SP9 class)

2위 : Audi Sport Team (Audi R8 LMS GT3, SP9 class)

3위 : BMW Team Schnitzer (BMW M6 GT3, SP9 class)

...

23위 : Hyundai Motorsport N (Hyundai Veloster TCR, TCR class)

...

50위 : Engstler Motorsport / Hyundai Team Engstler (Hyundai i30 Fastback N, SP 3T class)

51위 : Hyundai Motorsport N (Hyundai i30 N, TCR class)

...

72위 : GITI TIRE MOTORSPORT by WS RACING (VW Golf VII GTI, SP 3T class)

73위 : Scuderia Solagon e.V. (BMW 325i e90, SP4 class)

74위 : Caba Ralph, Koln, DEU (Ford Mustang GT, AT class)

 

74위 이후로는 모두 중간에 리타이어 (기권) 한 차들이고, 단연 GT3 차종들이 압도적이다. 하긴 생긴거 부터가 다르지...

 

이런 식으로 생겼다

 

현대는 벨로스터가 전체에서 23위로 꽤 선방한 거 같다. 같은 TCR급은 총 4대가 출전했는데, 그 중에 혼다 시빅 다음으로 2위를 기록했다.

 

클래스 내 결과

TCR 클래스 레이싱 결과

 

2위도 현격한 차이는 아니고 한 랩 차이 정도? 드라이버가 잘 한건지 차가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쨌든 선방한 듯. 다만 i30 N은 좀 많이 떨어진다. 1위랑 랩도 8랩이나 차이나고.

 

 


 

뉘르부르크링 24시 중계를 올해 처음 봤는데, 이거... 보다 보니 계속 틀어두게 된다. 은근히 재밌네... 내년 꺼도 야구 틀어놓고 딴거 하듯이 쭉 틀어놓고 보다 말다 하면서 봐야겠다. 뉘르부르크링 24시 관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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