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인륜적 행위라거나, 천인공노할 나쁜 놈, 벼락을 맞아 죽을 놈이라는 인륜이라는 어깨의 무거운 짐을 잠시만 뒤로 하고 생각을 해 보자. 살인 사건이라는, 사람이 사람을 죽였다는 데에 본능적으로 "흥미" - 이렇게 말하는 게 나도 몹시 불편하지만 - 를 느끼지 않는다면, 그것이 알고 싶다거나 궁금한 이야기 Y 같은 것들은 모두 애진작에 폐지되었을 것이다.
"이웃집 사람이 글쎄..."
"어머어머 진짜로?"
"그렇다니까? 그런 사람인 줄 몰랐는데"
"아니 나는 그럴 줄 알았어, 지난번에 보니까 날 보는 눈빛이 이상하더라니까?"
"근데 그 집사람도 사실은 알고 보니까..."
"에 진짜로?? 와 그 사람 그럴 줄 몰랐는데 둘다 쓰레기네"
....이런 가상의 대화, 왠지 모르게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그것이 진짜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너무나도 평범해 보이는 미국의 한 가정에서 "실종" 사건이 일어난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시 출동해서 집에 들어가 보지만 집안은 너무나도 평온한 상태로 사람만 사라져 있다.
심지어 선풍기도 켜 둔 상태로 모든 사람만 사라진 집, 그 집을 조사한 후에 경찰은 관계된 사람들을 하나하나 소환해서 조사하기 시작한다.
이 와중에 재밌는 건, 그알 등 우리나라의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심각해 보이거나 은밀해 보이는 편집이 아니라 영화 Searching 처럼 SNS의 화면이나 문자 말풍선 같은 것을 활용해서 뭔가 일상 속 증거? 장면? 같은 것들을 더해서 보여줬다는 것. 진짜로 영화 Searching의 장면들이 생각나더라고. 거기서도 내내 컴퓨터 화면만 보여주는데도 뭔가 긴박하잖아?
이 영화를 아예 모티브로 삼아서 편집했다고 해도 좋을 듯한 구성, 그래서 오히려 더 좋았다 나는. 물론 사건 자체야 심각한 것이지만, 형식을 이렇게 차용했다는 것에서 좀 더... 뭐랄까 역설적이지만 가볍게 볼 수 있었다. 안그러면 너무 뒷맛이 안좋았을 거야...
아! 말이 나온 김에, 이 영화도 안 보신 분이라면 보시기를 추천한다. 심지어 나는 두번 봤다... ㅋㅋ 영화를 보고 나면 아이폰의 그 소리 (보잉~ 보잉~) 하는 게 자꾸 떠오름...ㅋㅋ
실종된 사람들이 발견되기까지의 과정과 그 뒤의 재판, 그리고 지역 사회의 반응까지. 한 집안의 실종사건 - 결국은 살인사건이었던 - 을 담담하게 그려낸 다큐멘터리, 아메리칸 머더 : 이웃집 살인사건
우리나라의 시사고발 프로그램 같은 것과 다른 양식의 실제 사건 다큐멘터리라는 점에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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