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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 리뷰

넷플릭스 다큐 추천 : 소금, 산, 지방, 불

by 에일라거 2021. 2. 17.

담백하다는 말의 어감이, 여러분들이 느끼기엔 어떠신가요? 저에게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는 이미지로 다가옵니다. 오늘 소개할 이 다큐멘터리가 바로 그렇습니다.

 

유튜브만 봐도, 요리를 소재로 한 컨텐츠가 정말 많습니다. 제가 구독하는 (그리고 구독했던) 채널만 해도 고기남자, 육식맨, 승우아빠, 수빙수tv, 백종원의 요리비책, 우리 본즈패밀리의 가장 에드워드권까지.... 벌써 몇개야 6개나 되죠?

 

유튜브를 보면 대체적으로 10분 내외의 영상을 선보이면서, 편집의 템포가 굉장히 빠릅니다. 그래서 계속 보다보면 너무 자극적이기도 하고 피로감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런 컨텐츠들을 접하다가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 비록 4편밖에 되지 않지만 굉장히 여유있는 템포의... 마치 템플스테이를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다큐멘터리의 장르이기는 하지만, 보다 보면 에세이의 성격을 띄기도 합니다. Samin Nosrat (사민 노스랏) 이라는 (알고보니) 미국의 유명한 셰프의 가이드를 따라 전세계를 다니며 소금과 산과 지방과 열이 음식을 어떻게 바꾸어 놓는지를 이야기해 줍니다.

 

Samin Nosrat : 구글 검색 결과

 

어라... 근데 책이 있나봐요?

 

SALT. FAT. ACID. HEAT.

 

보니까 이 책도 엄청나게 많이 팔렸나봐요.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하는데... 이 책의 삽화를 그린 웬디 맥노튼은, 다큐에도 잠깐 얼굴을 비칩니다.

 

엄청 친한 친구사이

 

저 장면만으로는 잘 알수 없을지 모르겠는데, 다큐를 보다 보니 둘이 진짜 찐친이구나... 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거 같은 그런 친구 둘이 만나서 요리 해먹고 그림도 그려주고 책도 쓰고... 참 좋은 관계인 거 같아요.

 

그런데 무슨 내용인가요?

아...앗차

 

솔직히 요리 다큐라 보기 시작했지, 다큐 주인공은 전혀 관심이 없었어서 약간 까면 깔수록 뭔가 대단한 사람 같길래 너무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고 말았네요 이제 어떤 내용인지 한번 말씀드릴께요

 

소금. 산. 지방. 불.

  • 음식은 간만 맞아도 먹을만 하다
  • 신맛이 느끼함을 싹 잡아주네요!
  • 와 이 고기 육즙좀 봐
  • 마이야르~~

요새 유튜브에서, 그리고 각종 요리 프로에서 많이 듣는 말들이죠? 저 네가지 외에도 단맛과 쓴맛이 더 있겠지만, 그 둘은 뭐랄까... 이건 사견이 섞여있습니다만 음식의 맛을 극적으로 반전시키는 느낌은 없는 것 같아요. 단맛은 사실 설탕만 먹어도 맛있고, 쓴맛은 일종의 위험 신호이니까...?

 

그런데 저 네가지는, 음식의 맛을 극적으로 변화시킨다는 생각입니다. 음식에서 굉장히 복합적인 맛을 느끼게 해 주잖아요? 그래서 짠맛과 신맛, 그리고 지방의 맛과 (제 6의 맛이라고 하죠?) 그리고 열이 일으키는 반응들을 전 세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내고 이 맛들을 활용하는지에 대해서 주인공을 따라가면서 가볍게 볼 수 있도록 해 줍니다. 

 

그래서 떡볶이 황금레시피는요?

그...그런 다큐가 아니예요 ㅠㅠㅠ

 

네 편에서 전개되는 방식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실제로 조리하는 비법이라든지 레시피 같은 건 일절 언급되지 않아요.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여기엔 이런 게 있구요 이런 것을 이렇게 써서 요리를 할 수 있고 맛있게 먹는 내용입니다.

 

뛰어난 영상미

이 작품은 영상미가 뛰어납니다. 흔히 우리가 여행 예능 같은데서 보는 강렬하고 vivid한 색감으로 쥐어짠다는 느낌 없이도, 파스텔톤의 은은한 영상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편안함이 보는 내내 굉장히 안정감을 주는 거 같습니다. 

 

위의 장면만 봐도, 색감이 은은하면서도 색이 죽어있지는 않아서 음식이 맛없어 보인다는 느낌이 없는 거 같아요.

 

아으 비빔밥 맛있겠다

 

아오 배고픈데.... ㅋㅋㅋ

 

보시다시피 화사한 색감은 아니죠?

 

올리브오일 압착

 

이 장면이 너무 평화로웠어요. 지금 딱 이 샷이 갈색과 초록색 계열의 색감 대비도 너무 좋고, 그리고 실제 영상으로 보면 저게 돌돌돌 하면서 돌아가면서 스퀴즈되면서 올리브오일이 쭉 나오는 게 너무 평화로웠습니다. 짜면서 나오는 올리브오일을 컵에 받아서 살짝 마셔보는 장면이 있는데, 그걸 어찌나 맛보고 싶던지.

 

 

풍경이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마찬가지로 이렇게 부드러운 화면으로 보여주는 게 너무 좋았습니다.

 

주인공이 매력적이다

이 다큐의 호스트인 사민 노스랏. 어떤 느낌이냐면, 와... 저런 누나 한명만 있었으면 좋겠다

 

 

항상 활달하고, 잘 웃고, 긍정적이면서도 사람들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은 성격의 주인공입니다. 너무 활발해서 실제로 아는 누나라고 하면 친해지긴 힘들 거 같은 성격이긴 하지만 (?) ㅋㅋ 뭔가 이렇게 긍정적인 사람이 옆에 있으면 기분 좋잖아요? 이런 긍정적인 에너지로 호스트로써 다큐멘터리를 내내 이끌어갑니다. 

 

그리고 간간히 섞여나오는 지식을 대화식으로 일부러 더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려는 노력? 연출?도 보여주게 되구요. 그래서 절대 뭐랄까, 잘난 척 하지 않는 모습이라 더 좋게 느껴지는 거 같아요.

 

 


 

 

요리에 관심있는 분들이 지식을 한 판 얻어가고자 한다면 부족한 다큐일 수 있습니다. 그런 게 아니라 요리와 음식에 관련된 여러가지 내용을, 아 이런 거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보시고자 한다면 편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인 거 같아요. 책도 엄청 베스트셀러라고 하는데, 글쎄... 살지 말지는 좀 더 고민해 봐야 겠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금.산.지방.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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