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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간만에 뛴 장거리 라이딩: 대전 - 화성

by 에일라거 2013. 9. 9.

간만에 장거리 라이딩을 했다. 사실 지난주에 자전거를 차에 싣고 오려고 했는데 차에 다른 짐들이랑 같이 넣기에는 자전거가 너무 커서...

오랜만에 한 번 타볼까? 하고 시작했는데 어이쿠... 덕분에 삭신이 쑤신다-_-;;

그리고 왼손 네번째 다섯번째 손가락이 계속 저리다. 자전거를 탈 때 여기 어딘가의 신경이 계속 눌리나봐.

오른손은 괜찮은데 왼손만 이러는 거 보면 신경 지나는 길이 조금 다른가보다. 어쨌든 이제 오래는 못 타지 싶다. ㅋㅋ


쨌든 사진 거의 없이 지도와 GPS 데이터로 보는 장거리 라이딩.



일단 출발지와 도착지 위치는 지도상에서 위와 같다. 송강마을은 우리 집이고 

남양동 주민센터 바로 근처에 새로 간 원룸 비슷한 게 있는 거고... 해서 쨌든 이렇게 해서 지도 웬만큼 숙지하고, 출발.



제대로 갔어야 했는데... 역시 모르는 길은 헤맨다. 시작부터 헤맸다. ㅠㅠ

대전 안에서도 이렇게 헤매는데..하면서 좌절했었다. 신성네거리에서 우회전했어야 했는데,

고가도로도 있고 네거리라는 표지판도 없어서 아닌갑다...하고 지나쳤다가 암만 생각해도 이상해서 지도 확인해보니 거기가 맞네 ㅋㅋ

그래서 다시 백 해서 오른쪽으로 진입. 멀리 안가서 다행이다. 한 400m 가고서 백 했나?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다음 포인트는 여기! 이제 길을 제대로 타서 1번국도로 진입하는 시점인데, 갑자기 길 중간으로 가지? 

여기가 바로 도로 중앙에 버스전용차로도 아니고, 도로 중앙에 자전거전용도로가 있는 길이다. 

차 몰고 가면서 여기를 지날 때마다 꼭 저기서 한 번 타봐야지 했던 곳이라, 일부러 좀 돌아서 노은동까지 왔다. ㅋㅋ

아래에 사진들.



자전거전용도로 진입로. 횡단보도 중간에 자전거도로 진입로가 보인다.


자전거 전용도로 시점



이렇게 중간에 쉼터도 제공한다. 이 길이 세종시까지 이어져 있는데, 중간에는 이런 게 잘 업고 길 초입이랑 끝부분에 있다.



쉼터니 뭐니를 지나면 이렇게 끝도 없이 펼쳐진 도로가... ㅋㅋ

게다가 내리막이었다. 신나게 밟았다. 여기서 최고속도 42.08 km/h 를 찍었다.



여기가 아마... 최대의 당황지역이었던 듯. 자전거 타고 가다보면 이런 데가 많다.

1번국도로 쭉 이어진 길을 보다 보면 아 그냥 쭉 타고 가면 되겠구나... 싶은데도 막상 가 보면 쭉 타는데가 아닌 그런 곳.


자전거전용도로로 가다가 1번국도로 가려면 옆으로 빠지라는 표지판을 보고

아...안돼... 도로를 건너라고? 안돼 ㅠㅠㅠ 하고 멘붕에 빠졌다가, 어쩔 수 있나 1번국도는 타야겠고 해서

다행히도 차가 거의 없는 시간대라 잘 보고 주섬주섬 길 옆으로 빠져서 갓길 따라 가고 있는데,

갑자기 지하차도가 나오는 거야. 두둥


이 뭐 어쩌라는 것인가... 왠지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위에 지도를 확인해봤지. 보니까 여기가 1번국도가 아니네?

헐 이거 뭐지? 뭐지? 이건 뭐지? 표지판이 잘못됐나? 여기서 2차 멘붕...

그래서 위 지도상에서 1번국도를 타기 위해 대충 오른쪽으로 쭉 가다보면 나오겠지... 해서 오른쪽으로 진행했다.

가다보니까 얼추 만날 거 같애. 근데 1번국도 표지판은 코빼기도 안보이고...해서 그냥 비슷해 보이는 경로로 쭉 따라갔다.

어떻게든 북쪽으로 가다 보면 가긴 가겠지 싶어서.



가다가 지쳐서, 1차 휴식. 이때 한 30km 쯤 왔던 거 같다. 

여기서 쉬면서 초라하게 저 바리케이트 밑에 앉아서 바나나랑 포카리스웨트 먹고 있는데 라이딩 부대가 우루루 와서

와 여기 사람 있다!! 하면서 나한테 길을 물어보더라고.


나도 당황하고 피곤해서 쉬고 있는데 무슨 길이요 아저씨... ㅠㅠ

대충 이쪽으로 가면 천안인 거 같다 라고만 얘기해줬다.

...근데 지금 와서 알고보니 아니었어 데헷 ㅋㅋㅋ



계속 가다 보니 세종청사도 만나고...




쭉 가다보니 방향이 점점 이상해지는 거야. 그래서 지도를 확인했지. 그랬더니 얼씨구... 1번국도랑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아- 망했다... ㅋㅋㅋ 이러면서 그래도 가다보면 돌아서 합류하는 데가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가다 보니까 이럴수가 1번국도다. 표지판이 이렇게 반갑다니!!! 저기서 가서 합류하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왜 이런 사단이 났는고 하니



이게 다음지도인데, 잘 보면 내가 빠져서 가던 길이 사실 1번 국도가 맞았다.

그리고 구글지도 상에서 표기된 1번국도는 이름모를 그냥 도로였다. 이러니까 암만 가도 안보이지...

그니까 그냥 그 터널 지나서 쭉쭉 가면 됐던 거다. ㅋㅋㅋ 망할 ㅋㅋ


어찌됐든 우여곡절 끝에 1번국도를 만나 천안까지 쭉 진행했다.



이곳이 진짜 포인트... 국도를 갈아타는 곳.

여기서 1번국도랑 빠빠이 하고 21번 국도로 갈아탔다.



차들에겐 아무렇지 않은 교차로이지만 나에게는 의미심장한 포인트임.

여기가 대략 여정의 절반 지점이거든. ㅋㅋ 



해서 21번 국도로 갈아타고 가는데 또 난관... 이번엔 차만 올라갈 수 있는 고가도로를 지나야 했다. 

중간에 철로로 막혀 있어서 달리 지나갈 수도 없고... 해서 빙 돌아서 지하도를 지나 아파트 단지 옆길로 갔다.

그래서 눈누난나 국도랑 합류한다 하고 갔는데 중앙분리대가 설치돼 있어서 역방향으로 진행해야 되네?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분명히 도로 밑으로 통과하는 굴다리가 있을꺼야 하고 찾아서 

굴다리 밑으로 지나서 국도에 합류했다. 아 힘들어



그때부턴 쭉 평온한 국도였다. 갓길도 충분하고, 교통량도 머 그럭저럭 안 많고.

위 지도는 제 2의 거점 아산시. 여기서 다시 39번으로 국도를 갈아탄다. 



아산시의 느낌은 대체로 이랬다. 약간 시골정취가 느껴지는 번화하고 싶은 중소도시 정도?

그래도 왠지 푸근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난 이런 게 좋더라고.



네이버나 다음은 평택으로 해서 가는 걸 추천했지만 내가 아산으로 굳이 간 이유는 이거 때문이었다. 

예전에 장거리 라이딩을 하면서 엄청 긴 방조제를 지난 적이 있었는데 그게 참 바람도 시원하고 풍경도 바다라 시원해서 좋더라고.

그래서 아산만방조제를 통과해서 가려고 그렇게 갔는데, 이게 내가 상상했던 그정도의 방조제가 아니라서.... 

거의 다 통과해서 이게 방조제구나 하고 알았다. ㅋㅋㅋ 뭐 이래 순식간에 통과했어 ㅋㅋ



그래서 다 지나가기 전에 급하게 사진도 찍고...

오른쪽에 보이는 게 민물, 왼쪽이 바다였다.


여기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살아있었는데, 아산만방조제 통과한 후부터 체력이 급격하게 저하되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최하 한시간씩 달리거나 아니면 거리로 15km 이상 달리고 쉬었는데 이후부터는 10km에 한번 쉬거나 30분에 한번 쉬고 그랬다.

와 진짜 가방이 너~~무 무거워서 진짜 다 갖다 버리고 싶더라. 특히 자전거펌프 그 망할 자전거펌프 ㅠㅠ

그거 하나가 한 5kg는 되는 거 같애. 난 처음에 포카리 두통을 채우고 가서 먹으면 좀 낫겠지 했는데 먹어도 계속 무게가 똑같애... 

진짜 울고 싶었다.



어찌됐건 아산만방조제를 지나 계속해서 39번 국도를 타다가 저 반가운 자안교차로까지 도대체 얼마나 걸렸던가...

도로도 또 녹록치가 않아요. 어찌나 오르막이 계속되던지... 중간에 그냥 끌고 갔다. 와나 진짜 ㅋㅋ

그러다가 어느 지점 지나니까 계속 내리막이라 미친듯이 밟다 보니 어느새 자안교차로라서 저기서 빠지고 한 판 쉬는데...



자안교차로 지나서 쉬는데 반가운 남양동사무소 표지판과 함께 

하나도 안 반가운 저 오르막은 대체 무엇인가... 누구를 위한 오르막인가... 끄어어

처음에 별로 안 급한 오르막이다 싶어 타는데 경사가 점점 심해져 무슨 산을 타는 거 같더라고. ㅋㅋ 그때 지쳐서 그랬을 수도 있는데 

암튼 나에겐 감당할 수 없어서 여기도 끌고 몇백미터 정도 올라갔다.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타고 가다 보니 드디어 마지막 교차로에 도착.



북양삼거리. 이름도 아직 기억한다. 북양삼거리. 

분명히 떠나기 전에 아 저기만 가면 거의 끝이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저기서 신호대기하면서 아 대체 얼마나 가야 하는건가...하고 망연자실하고 왼쪽을 무심결에 봤는데

동수원남양병원이 보이는거야. 


어? 어???? 


동수원남양병원이 있다는 것은 거의 다 왔다는 것이고 그제서야 정신을 차려보니 북양삼거리더라...

그래서 신나게 마지막 스퍼트를 해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오랜시간 GPS 켜 놓고 주행했더니 폰이 뜨끈뜨끈해졌지만, 덕분에 재밌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총 연장 149.71 km, 총 시간 10시간 46분, 평균속도 13.9 km/h, 

총 이동시간 8시간 14분, 평균 이동속도 18.2 km/h, 순간최고속도 42.08 km/h


예전엔 이렇게 장거리 라이딩을 하면 왠지 뿌듯하고 그랬는데, 이젠 그냥 힘들기만 하네. ㅋㅋ

동료가 없어서 그런가, 아님 마냥 달리기만 해서 그런가.

실제로 라이딩 해 보니 음... 뭐랄까. 너무 소모되는 느낌이다. 손가락 저린 것도 좀 신경쓰이고 해서 인제 진짜 안해야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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