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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일렉기타 리피니쉬 및 배선 정리 작업기: (2) 도장까기!

by 에일라거 2014. 4. 30.

앞서 대략 어떠어떠한 작업을 하겠다, 하고 소개를 했고, 이제는 본격 도장까기 시작이다.



Tips

  - 샌딩머신 절대 절대 절대 필요함. 나는 왠지 없이 할 수 있을 거 같다.. 하는 생각이 드는 즉시 그런 생각은 버리고 샌딩머신을 마련

  - 거친 사포(100방/200방)로 샌딩하는 건 기존 도장을 벗겨내기 위한 과정이고, 고운 사포(400방/800방)로 샌딩하는 건 새로 입힐 도장이 잘 안착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니까 사포질을 대충대충 하게 되면... 나중에 기스난 부분도 고운 사포로 겁나 밀어줘야 되고 일이 더 많아진다. 처음에 잘 해 놓으면 나중에 일을 더니까 사포질은 최대한 꼼꼼하게.



일단 기타부터 분해하자.



기타 분해야 뭐... 그냥 다 뜯어내면 된다. 조립이 어려워서 그렇지 부시는 건 쉽잖아?


배선 중에 뒷쪽에 스프링 고정대랑 어스되어 있는 부분이랑 기타 잭에 연결된 배선만 납땜기로 녹여서 떼낸 후에 나사들 쭉쭉 풀어주면 된다.


중요!!

브릿지 부분을 아예 떼 버리기 전에, 다시 조립했을 때 브릿지 세팅을 처음부터 다시 하면 엄청 귀찮으니까... 다음처럼 사진을 미리 찍어 놓는다.



브릿지 높이랑, 스프링 장력조절 스크류가 얼마나 들어가 있었는지 정도만 찍어 놓으면 될 거 같음. 나머지는 머.. 다 고정되어 있을 거라.

기타를 분해하고 나면 이제 다른 부품들은 잘 모셔놓고, 기타 바디를 가져와서 까기 시작하자.



물사포질을 할 거기도 하고 분진이 바닥에 튀면 안되니까... 하는 생각에 종이를 깔고 시작했는데,

그냥 화장실에서 할 껄 그랬다. 나중엔 막 다 막 엉망진창....어쨌든 깐다.



앞부분 상도를 다 깠다. 처음엔 이거만 까고선 어라 쉽게 까지네? 이랬는데 사실 죽음의 하도 까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상도는 재질이 뭔지는 모르겠는데 굉장히 얇고 잘 벗겨져서 금방금방 깠다. 근데 이것도 사실 샌딩머신 없이 근성으로 까니까

몽땅 까는데 약 8시간... 거기에 장갑도 안끼고 해서 손이 사포에 쓸려서 다 다치고.. 완전 엉망이었다.



위에서 보이는 연한 색이 나무 색깔이고, 진하게 보이는 색깔은 우레탄 하도가 남아있는 부분.

이거 진짜.... 무지막지하게 두껍고 튼튼하더라. 사포로 슬쩍슬쩍 밀어 보는데 이거 뭐 그냥 기스만 나는 거 같고 되지도 않고...



어쨌든 다음날 출근을 해야 되기 때문에, 첫날 작업은 여기서 마무리.

일단 가조립 해보고... 근데 생각보다 별로 안 이쁘다.


둘째날 하도 까기를 시작해야 되는데 전날 슬쩍 해보니까 손으로는 도저히 못하겠고... 머리를 짜냈다. 


수제 샌딩머신 제작



이제 도저히 손으로는 못하겠어.


하지만 난 드릴이 있잖아? 거기에다 덤프트럭도 분해할 수 있을 거 같은, 사놓고 단 한번도 쓰지 않은 M32짜리 소켓도 있었다.

그리고 예전에 해킨토시 깐다고 뻘짓하면서 구워놓고 쓰지 않는 씨디도 있고. 사포도 샀잖아?


드릴에 쓰레기를 더했더니~ 만들었다~ 샌더를~ 기계를~ 나를~ 살려줄~~~

드릴 + 소켓 + 씨디 + 사포 = 샌딩머신

ㅋㅋㅋㅋㅋㅋㅋㅋ



기타에 스을쩍 댔을 뿐인데! 기타가 까지는 놀라운 기적!!!

바로 이거였다. 날 살려줄 기특한 녀석



대신에 이건 물사포질이 안돼서 분진이 무지막지하게 날리니까 방진마스크를 쓴다. 대충 황사마스크 같은 거 끼면 되겠지...하면 절대 안된다.

오래 살고 싶으면 본격 방진마스크를 껴야 함. 화장실 문 꽉 닫고 미친듯이 밀었다.



첫날 세시간 정도 밀었는데 와우... 옆면 제외하고 앞에 몽땅이랑 뒷면 반 정도 깠다.



가조립... 어제보단 나은 거 같은데 뭔가 자체개발 샌딩머신에서 힘조절이 실패했는지 표면도 울퉁불퉁하고...

내일 섬세하게 다시 밀어야지 하면서 잠자리로.



다음날은 옆면을 까야 하기 때문에, 또 다른 소켓을 희생해서;; 요런 놈을 만들었다. 

회전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잘못하면 떼굴떼굴 굴러서 손을 치면 손이 마이 아프다... 장갑을 끼고 하세요.



작업실.


.... 어쩔 수 없다. 공방이 없으면 화장실 문을 꼭 닫고 밀고 난 다음에 자욱한 분진을 물로 싹 씻어내려주고 샤워하고 

입었던 옷도 몽땅 다 한번 헹구고 그러는 수 밖에...분진 때매 진짜 미치는 줄.



그래도 미친듯한 노력 끝에 다 밀었다. 와우! 엊그제 상도랑 민 것만 완전 달라 ㅋㅋ


고운 사포질

1. 드릴로는 100방 사포만 장치해서 밀고 

2. 드릴이 끝난 다음에 손으로 220방 사포로 군데군데 울퉁불퉁한 것들, 살짝 안 벗겨진 것들은 모두 정리

3. 대충 정리됐다... 싶으면 400방으로 결을 곱게 만들어주고

4. 마지막으로 800방 사포로 슥 슥 슥 하고 대패질하듯이 슬슬 밀어줬다. 


해보니까... 도장하기 전의 생 나무는 400방까지만 해도 될 거 같다. 800방은 별 의미 없는 거 같다.


벗겨 놓고 나니까, 이게 나무 색이구나...하고 좀 신기하다. 나무냄새도 훅 나고. 3피스로 만들어져 있고.

왜 싼 기타들이 내추럴 피니쉬가 없는지도 알겠다. 무늬가 안 이쁘네. 하지만 난 내추럴 피니쉬를 좋아하니까 ㅎㅎ



마지막으로 나머지 파츠랑 가조립해 봤다. 어제보다 훨 산뜻한데?



이때쯤 최초 사진 한방 투척... ㅋㅋ 이게뭐야!!! 아 겁나 뿌듯함.

이걸로 도장까기는 끝이고, 다음 글은 배선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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