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레이싱 게임을 입문하려는 분들을 위해 어떤 레이싱 휠을 사면 좋은지 브랜드 별로 비교하고, 구매 가이드를 드리려고 합니다.
레이싱 게임에 대한 뭐랄까, 어떤 로망...까지는 아니더라도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당연히 레이싱휠에도 관심을 가지시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이게 브랜드도 너무 많고, 사실 어떤 게임을 할 때 이걸 써야 하는지도 알기 힘든 거 같아요.
그래서 정리해 봤습니다. 레이싱 게임 종류가 뭐가 있고, 이 휠은 대체 어떤 게임을 할 때 쓰는 것인가??
레이싱 게임의 종류
실제 차량의 거동과 유사하게 만들었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서 대략적으로 아래 정도로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시뮬레이션이라는 게 실제와 유사하게 만들고자 노력한 게임이고, 아케이드라고 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게임입니다. 극 아케이드 게임은 정말 그냥 속도감과 박진감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둔 것도 있어요!
아케이드 게임 중에 좀 오래되긴 했습니다만... 니드 포 스피드 시리즈 중에 핫퍼슛 같은 경찰차로부터 도망가는 거는 진짜 초 아케이드성...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드리프트 쌉가능?!?! 한 연출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레이싱휠을 고르는 데 이게 필요한가요?
네!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아케이드성 게임을 하는 데는 아예 레이싱휠이 필요가 없어요!!! 솔직히 니드 포 스피드 정도면, 그냥 키보드로 해도 됩니다. 게임 화면 상에서 키보드 왼쪽 화살표를 누르면 바퀴가 제일 왼쪽으로 휙 돌아가거든요? 시뮬레이션 성격이 강한 레이싱 게임에서 그렇게 하면 언더가 나든지 오버가 나든지 차가 난리 법석을 떨겠지만, 아케이드는 그런 거 없습니다. ㅋㅋ 걍 키보드 쓰시거나 끽해야 조이패드 정도면 충분합니다.
레이싱휠이 필요한 것중에 할 만한 게임은 뭔가요?
음... 저는 개인적으로 프로젝트 카스나 아세토 코르사 둘 중에 하나 추천드립니다만.... 둘 다 쉬운 게임은 아닙니다. 아니면 오프로드 쪽 좋아하시면 Dirt Rally 도 괜찮은 거 같아요.
휠을 고르는 기준은?
레이싱휠을 고르는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구성품을 휠 / 페달 / 수동기어봉 으로 한정했을 때, 대략 아래와 같을 거 같아요.
가격
다 필요없고 제일 중요한 요소입니다.
나는 이걸 구매함으로써 같이 사는 누군가에게 등짝스매싱을 맞지 않을 수 있는가??
휠의 크기
실차와 얼마나 비슷한 크기를 가지고 있는가
각 파트의 재질
플라스틱을 사용했는지, 금속 재질을 사용했는지 : 내구성을 좌우하기도 합니다. 자주 하기만 한다면...
페달의 답력
엑셀/브레이크/클러치 페달 세개를 각각 밟았을 때 실차와 얼마나 비슷하게 구현했는지
즉, 답력의 전체적인 세기와 페달을 밟는 구간 별 답력이 얼마나 유사한지
포스 피드백 (Force Feedback)
레이싱휠의 백미죠. 차량 거동에 따라, 그리고 노면의 상태에 따라 휠의 진동을 통해 리얼한 감각을 느끼게 해 줍니다. 포스 피드백에는 강도 / 질감 이 있을 수 있어요. 강도는 모터의 출력으로, 그리고 질감은 내부 구동 부품을 기어를 사용했는지 아니면 벨트를 사용했는지에 따라서도 많이 다릅니다.
레이싱 휠을 골라보자
브랜드가 몇 개 있는데.... 크게 입문용, 중급용, 고급용 으로 소개해 볼게요. 지금 말한 단계는 사실 실력과는 전혀 무관한 (...) 가격과 성능 순입니다. 위의 기준에 유의해서 한 번 봐주시죠!
입문용 : 로지텍 (Logitech)
저도 예전에 로지텍 G27 을 썼었습니다. 이때 정말 잘 썼었는데... 지금은 G25 / G27 모두 단종이고 G29를 팔고 있는데, 그다지 평이 좋진 않은 거 같아요. 이유인 즉슨, G27 대비 성능 향상은 그렇게 많지 않은데 가격은 많이 뛰었다... 라는 점?
그래도 다른 레이싱휠 대비해선 여전히 많이 쌉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뭐랄까, 장난감같다는 평이 많아요.
- 포스 피드백이 약하고
- 페달은 밟으면 푹푹 꺼지고 (스프링이 약해요)
- 재질은 전부 플라스틱이고
- 휠 크기가 상당히 작아서 이거부터가 장난감 같아요
그러면 안좋은 휠인가? 라고 했을 때, 그렇진 않습니다. 왜냐면 그만큼 싸고, 다른 휠과 동일하게 900도 (2바퀴 반) 회전되는 가동범위를 가지고 있어서 연습한다는 의미에서는 사실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중급용 : 트러스트마스터 (Thrustmaster)
트러스트마스터 휠들은, 제가 생각할 때는 가성비가 엄청 좋은 장비예요! 일단은 t500rs는 단종됐고, 지금 만약 가성비 휠을 선택하신다면 t300 정도를 고르시면 좋을 거 같네요. 기어봉 (th8a 라고 검색하세요) 은 별매라서 모두 합치면 100만원 언저리로, 로지텍 휠보다는 훨씬 비쌉니다. 다만 중고로도 많이 나오는데, 가격이 새것을 사는 것보다는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제가 느끼는 장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 포스 피드백이 굉장히 강하고
- 기어봉의 기어 체결감이 훨씬 착착 끊어지는 느낌
- 휠 크기도 실차보단 작지만 로지텍 시리즈보단 훨씬 큽니다.
포스 피드백이 로지텍 시리즈보다 압도적으로 강합니다. 이렇게까지 표현하면 좀 그렇지만 압도적이예요. 그래서 오히려 너무 세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 t500rs에서 너무 포드 피드백이 세다는 말이 많아서 t300에서는 좀 줄였다고 하네요.
만약 중고로 사시려고 한다면, t500rs 보다는 t300을 사세요. 왜냐면 위의 사진을 잘 보시면, t500rs의 경우 패들쉬프트가 휠이 아니라 본체에 붙어있습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휠을 돌려도 저 패들 쉬프트는 그자리에 그대로 있어요. 이 무슨... ㅋㅋㅋㅋ 그래서 저 맨손으로 휠 휙휙 돌리다가 저 쉬프트에 손톱 맞아서 피가 엄청 난 적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트러스트마스터의 단점은 페달 답력이 여전히 약합니다. 로지텍 시리즈보단 낫기는 한데, 그럼에도 여전히 좀 약하고 단조로운 느낌이라, 페달만은 장난감같은 감이 있습니다. 그러면 이제 레이싱휠 중에 최고라 불리는 파나텍 형님을 만나러 가볼께요
파나텍 (Fanatec)
파나텍은 좀... 뭐랄까
지금 위 그림 보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웅장합니다. 벌써 뭔가 어렵지 않나요?
이게 애초에 세트로 되어 있는 것을 분해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분해된 각각의 부품을 구매해서 조립한다는 개념으로 되어 있어요. 그래서 모터가 들어있는 휠베이스 (CSL, CSW 등) 을 구매하고, 페달을 구매하고, 휠도 따로, 기어봉도 따로, 전부 따로따로 구매해야 합니다. 현재 나온 최신 걸로 다 합쳐서 구매하면 한.... 300만원? ㅋㅋㅋㅋㅋㅋ
장점은 뭐, 위의 단점을 모두 커버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 리얼한 포스 피드백 : 강하기만 한 게 아니라, 좀... 쫀득하다고 해야 하나, 벨트로 되어 있어서 기어 구동방식에서 느껴지는 딱딱 부딪치는 느낌이 없습니다.
- 수려한 페달의 답력 : 브레이크 답력도 심지어 조절할 수 있습니다. 딴 건 몰라도 페달은 파나텍 껄 꼭 한 번 체험이라도 해보세요! 클러치도 중간쯤부터 푹 들어가는 느낌까지 어느 정도 재현되어 있습니다.
- 실차에 가까운 휠 사이즈
- 체결감이 더 좋은 기어봉 : 거기에 더해서 R단이나 7단으로 진입하려면 실제 차량처럼 기어봉을 누르고 변속해야 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오변속이 적습니다.
가장 큰 단점은, 당연하게도 비싸다는 겁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어요. 300만원이면 다돼가는 중고차 사서 진짜 서킷도 돌겠다.... 라는 그.. 어떤... 현자께서 왔다 가시는
그래서 뭘 추천하시나요?
나는 꿈과 로망과 두들겨 맞을 등짝이 있다! 라고 하면 그냥 파나텍으로 한번에 가세요. 그 중에서도 CSW로.... ㅋㅋ 위에 300만원이 넘어간다고 썼지만, 실제로 이것도 중고로 많이 나오기 때문에 잘 찾으면 100만원 후반에서 구매 가능합니다.
로망은 좀 있는데 현타가 올 거 같으면 트러스트마스터 t300 정도 추천합니다. 로지텍 새걸 살 돈으로, 트러스트마스터 중고를 사시는 게 낫습니다. 두 개 차이는 너무 크거든요.
오늘은 레이싱 휠의 종류와, 그리고 어떤 걸 사면 좋을지에 대해 소개하고, 가이드를 드려봤어요.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 모두, 등짝이 남아나는 선에서 안전한 (?) 취미생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ㅋㅋ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다음에 더 알찬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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