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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그리스버킷 회로 분석

by 에일라거 2012. 9. 14.

그리스버킷 회로가 진짜 얼마나 어떤 효과가 있는 건지를 알고 싶어서 글을 쓴다.

기타 톤 노브 회로는 아래와 같다.



위가 일반적인 픽업 회로고 아래가 그리스버킷 회로인데... 

이 그림을 다시 좀 풀어서 그리고 해서 꿍짝꿍짝 각각의 임피던스를 계산해 보면,

...그지같은 식이 나오니까 생략..;; 하고 그냥 그래프로 고고씽

 

 

짜잔~ 하고 주파수 별 임피던스 그래프가 나왔다. 톤노브가 0으로 세팅되어 있을 때의 그래프다.

보시다시피 파란색이 그리스버킷, 빨간색이 기본회로를 나타낸다.캐패시터랑 저항값들은,

 

standard: 250k 포텐셔미터 / 0.1uF 캐패시터

greasebucket: 250k 포텐셔미터 / 0.1 uF, 0.022 uF 캐패시터 / 4.7kΩ 저항

 

이렇게 사용했다. 그냥 기타에 달려 있는 부품들 스펙을 적용한거임

그래프는 가로축이 주파수 (log), 세로축이 임피던스 그래프로 나타낸 건데... 이래가지고는 100 Hz 이상의 특성을

전혀 살펴볼 수가 없어서, 임피던스에 로그를 취한 값으로 그래프를 다시 그려봤다.

 

 

그랬더니 또 짜잔~ 하고 이번엔 알아먹기 쉬운 그래프가 나오는 거시다. 마찬가지로 톤노브 0일 때임.

처음의 그래프에서 임피던스에만 로그를 취해서 주파수대를 로그 그래프로 살펴본 그래프임.

그니까 원래 그래프에서 가로세로를 모두 로그를 취한 그래프다.

임피던스에 로그를 취했으니까, 실제 임피던스는 1 = 10^1, 2 = 10^2, ... 으로 보면 되겠다.

 

임피던스란 저항이고, 저항이 낮으면 낮을수록 전류를 잘 흘려보내고, 톤노브에서 전류를 잘 흘려보낸다는 건

그만큼 기타앰프로 안가고 그라운드로 빠지는 신호가 많다는 소리다. 그런데 특히 여기서 보면

빨간색 standard 배선에서는 파란색에 비해 저항이 전체적으로 낮은 걸 볼 수가 있다. 왜냐?

캐패시터 용량을 큰 걸 썼기 때매... 캐패시터를 0.1 uF짜리를 써서 전체적으로 저항이 낮아지는데다가,

특히 트레블 영역대는 소리가 심하게 많이 빠진다.

이러면 멍멍한 소리가 나고 내가 이 줄을 친건지 안 친건지도 모르는 상태가 되어버림.

 

펜더 빈티지들은 대체로 캐패시터 용량을 0.1 uF 짜리를 쓴다는데,

내 기타는 특히 0.1 uF 짜리를 병렬로 두개 연결해 놨더라. 그러면 캐패시터 용량도 두배, 0.2 uF 짜리가 되니까

톤이 0일 때 소리는 산으로...바다로....

 

그래서 그냥 스탠다드 배선에서 캐패시터 용량을 낮춘 걸 시뮬레이션해봤다.

0.047 uF 짜리 또는 요즘은 0.022 uF 짜리를 많이 쓴다고 하니 걍 0.022 uF만 시뮬레이션해보자.

 

 

오... 저항이 얼추 비슷해졌어!!

그리스버킷 회로는 그대로 두고 표준배선 캐패시터 용량만 바꿔서 계산해 보면 위처럼 나온다.

여기서 바로 그리스버킷의 묘미를 알 수가 있는데, 표준 배선은 주파수가 높아지면서 저항이 그대로 쭉 빠져서

중음역대~고음역대까지 훅 날려버리잖아? (톤노브 0 그래프임)

근데 그리스버킷 회로는 중음역대부터 고음역대까지 저항을 일정 수준 보존해줘서

어느 정도의 댐핑감은 남겨놓는다는 거. 이건 마치 예금자보호같은 기능인가

 

뭐래

 

암튼 이런 그래프 모양은 스탠다드 배선에서 캐패시터값만 낮춘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몇차례 해 보니까,

0.022 uF 이하로 낮아지면 전체적으로 저항이 너무 높아서

톤노브를 조정해도 한건지 안한건지 모르는 수준이 되는 거 같다. 역시 많이 쓰는 데는 이유가 있음.

 

그럼 여기서 톤노브 10으로 조정했을 때를 살펴볼까?

 

 

그리스버킷이랑 스탠다드 회로의 톤노브 10 그래프. 주파수별 임피던스가 거의 동일한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좀 더 세밀하게 톤을 조절해서 그래프를 그려 보면,

그리스버킷 회로가 스탠다드랑 다른 영역은 톤 0~1 사이에서밖에 없고,

나머지 톤노브 영역에서는 거의 그래프가 동일하게 그려지는 것을 볼 수 있지만, 보통 톤 조절하면

0 아니면 10밖에 안쓰잖아? 실제로 미들이 죽기 시작하는 것도 톤이 거의 1~2정도 왔을때부터 죽기 시작하고.

그러니까 충분히 효과가 있는 회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 지난 글에서 그리스버킷에 태클을 걸면서, 등가회로를 그려봤을 때 굳이 0.1 uF 짜리 캐패시터를

달 필요가 있느냐...라고 반문했었는데, 그래서 그거 없이 그냥 기존 회로 뒤에 저항만 달아서 그래프를 그려 봤다.

회로는 아래 그림과 같아짐.

 

 

표준 배선이랑 다른 점은, 캐패시터 바로 뒤에 저항이 붙었다는 점이다. 이게 훨씬 간단하잖아?

납땜도 덜하고 돈도 덜들고, 근데 등가회로 보니까 효과는 비슷할 거 같고...

사용된 캐패시터랑 저항 스펙은 0.022 uF / 4.7 kΩ 이다.

해서 이것도 그래프를 그려봤음. 마찬가지로 임피던스 공식을 이용해서 뚝딱뚝딱 계산해서 그래프를 그려보면,

 

 


톤노브 0일 때 그래프이고, 파란색이 그리스버킷, 초록색이 내가 수정한 회로다.

거의 비슷해!


주파수별 임피던스가 거의 일치한다. 이러면 톤노브 0일 때도 중음역대가 마찬가지로 좀 살아나게 되겠지?

저음역대에서 약간 임피던스가 낮은 게 걸리긴 한데...아까 스탠다드랑은 천지차이니까,

굳이 그리스버킷이 아니더라도 이 편이 훨씬 효과가 있을 것 같다.

 

그럼 톤노브 10일 때는?

 

 

이것도 두개가 일치한다. 사실 그럴 수 밖에...


그러니까 굳이 캐패시터를 하나 더 안 사도 되고, 납땜도 하나 더 안해도 되고,

이걸로 인해서 나쁜 공기 좀 덜마셔도 되고 시간 좀 덜 써도 되고 스트레스 좀 덜 받아도 되고

 

그래서 이걸 E-greasebucket 회로라고 내맘대로 이름 지어 보자. 헷 

담에 기타 회로 만지작거릴 때는 시뮬레이션 좀 해보고 해야겠다. 이번엔 몰라서 시키는 대로 하긴 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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